하나님처럼 하라


어느 날 이미 서너 번 가출을 했던 샤론이가 또 가출을 하려고 짐을 싸고 있었다. 이번엔 좀 심각해서 정말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하나님께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다루어 주세요. 하나님이 징계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그때 “나처럼 하라”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하나님처럼 하라고? 순간 하나님은 늘 우리와 함께하면서 징계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하나님은 조용히 함께하시면서 징계하셨다. 결코 떠나지 않으시면서 말이다.


나 역시 그러기로 했다. 샤론이가 집을 나가자 나도 몇 미터 뒤에서 조용히 따라갔다. 의지를 꺾지 않고 가출을 허락해 주었지만 다만 아빠는 너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을 거라는 의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


논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다다랐을 무렵 내가 따라온 것을 눈치 챈 샤론이는 버스를 그냥 지나쳐 보냈다. 그러더니 갑자기 택시를 잡아 올라탔다. 나 역시 그 택시의 앞자리에 탔다.


샤론이는 수원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버스표를 샀다. 나도 같은 곳으로 가는 표를 샀다. 샤론이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밤 11시가 되었다.


샤론이가 무슨 결심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미널을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터미널부터 집까지 그렇게 걸어왔다. 나도 샤론이를 따라 걸었다. 걸으면서 기도했다. 딸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할 뿐이었다.


나는 샤론이가 가출하는 바람에 그날 잡혀 있던 스케줄을 모두 포기했다. 샤론이와 함께하기로 결정하고는 내 일을 모두 내려놓고 아이에게 집중했다. 그날 이후 샤론이는 두 번 다시 가출하지 않았다.


자기도 깨달았을까? 자기가 미워하는 아빠가 자기를 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또 자기를 버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출처 : - 김요셉, 『삶으로 배우는 것만 남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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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그녀


여러 해 전에 서양란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한 손에 잡힐 정도로 아주 작은 화분에 담긴 서양란에는 꽃이 사랑스럽게 피어 있었다. 너무 가녀린 모습이라 애처롭게 보였다.


가만히 보니 뿌리를 내릴 곳이 없을 정도로 얕은 화분에 심겨져 있었다. 상품화를 위해 약간은 급조한 흔적이 분명했다. 예상한 대로 얼마 있다 그 꽃은 시들해지더니 어느 날 힘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다음 해에 꽃이 필 때까지 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럴 때 대개는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나는 너무 작고 연약하기에 더욱 내 시선을 끌었던 작은 생명을 그냥 내버린다는 것이 왠지 죄를 짓는 것 같아 사무실 책상 위,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두어 사랑해 주기로 작정했다.


사랑에는 대가 지불이 필요했다. 세심한 돌봄이 필요했다. 작은 식물이었지만 바라보는 동안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느꼈다. 구체적으로 사랑을 원했다. 그리고 아주 예민하게 반응했다. 바쁜 일이 있어 며칠이라도 내버려 두면 수척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랑한다고 금방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시간을 먹으며 깊어진다. 사랑은 기다림이다. 누군가 그랬다. 기다리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고.


계절이 몇 번 바뀌면서 이파리들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어느 날 잎사귀 사이에서 가느다란 줄기가 솟아올랐다. 그러던 중 드디어 작년에 보았던 것과 똑같은 하얀 꽃이 수줍은 웃음을 띠며 피어올랐다. 작년에 선물로 받았을 때 그 얼굴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시들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랜 외출에서 다시 돌아온 그녀였다. 싱그러움은 여전했다. 작지만 화려했다. 하얗게 피어오른 컬러는 비교할 데 없이 완벽했다. 걸작품이었다. 그 꽃은 몇 개월 동안 내 곁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 거라는 사실을 배웠다. 내가 사랑한 것은 멀리 가지 않았다. 내가 사랑한 것은 내게 보상을 해 준다는 것을 배웠다.

출처 : - 이규현, 『그대, 느려도 좋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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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을 위해 서로 협력하라


한인이 많이 모여 사는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어느 유대인이 생선가게를 하는데, 그 옆에 한국 사람이 생선가게를 열었다. 그러면 유대인이 깜짝 놀란다. ‘어이쿠, 큰일 났구나! 저 사람들은 진짜 부지런한데… 새벽부터 일하니까 손님 다 뺏기겠구나.’


유대인은 걱정이 태산 같아진다. 그런데 그 옆에 또 다른 한국 사람이 생선 가게를 열었다. 그러면 유대인은 ‘이제 됐다!’고 생각한다. 왠지 아는가? 한국인끼리 서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자기네들이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경쟁하고 질투하다가 결국에는 둘 다 망할 것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은 둘만 모이면 싸우고, 셋이 모이면 망한다고 한다.


어떤 외국 외교관이 주한 대사로 있다가 한국을 떠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똑같은 여건 아래에서는 모든 일본 사람이 모든 한국인을 도저히 당할 수가 없다. 그러나 세 사람의 일본인이 세 사람의 한국인과 맞설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즉, 일대일로 대하면 한국인이 일본인을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일본인 세 사람이 한 덩어리로 뭉칠 때에는 한국인이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세 사람만 모이면 스스로 방해꾼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한 팀이다. 행복한 교회는 사역자들이 한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해 협력함으로써 복음의 진보를 이루어간다. 한 팀끼리 갈라져서야 무슨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한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사탄과의 영적 전투에서 이길 수 있다.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스스로 지치거나 자폭하게 된다면 사탄만 기뻐할 것이다. 교회는 어둠의 영들과 영적 전쟁을 하기 전에 먼저 교회 안에 하나 된 힘을 비축해야 한다.

출처 : - 김병태, 『행복한 교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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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힘


1800년대 초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세관에서 일하던 30대의 한 청년이 무능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됩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실직 사실을 아내에게 알리면서 자기는 인생의 실패자라고 말합니다.


소피아라는 이름의 지혜로운 아내는 남편에게 “아닙니다.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원하셨던 그 일, 글을 쓰는 일을 시작하셔야 할 때랍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뭘 먹고 사느냐고 남편이 말하자 아내는 남편에게 “제가 1년 정도의 생활비는 그동안에 푼푼히 저축해 두었습니다. 적어도 1년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1년 내에 시장성 있는 작품을 발표할 수가 있을까?” 하고 자신에게 반문하는 그에게 아내는 “당신이 하나님을 신뢰하면 하나님은 당신을 도우실 것입니다”라고 격려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무릎 꿇어 기도합니다.


그해 그는 『두 번 들려준 이야기』(Twice-Told Tales)라는 작품을 발표합니다. 이어서 그는 10년간의 칩거 끝에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청교도 정신이 스며들어 있는 걸작, 『주홍글씨』를 발표하게 됩니다.


이것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me)이라는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실패가 인생의 새로운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호손으로 하여금 실패를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그와 그의 아내가 가진 믿음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 - 이동원, 『지금은 다르게 살 때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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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고 기뻐하는가


우리 교회는 신년 첫 주일 예배 때마다 말씀카드를 뽑습니다. 카드를 뽑은 후의 반응을 보면 가지각색입니다. 누구는 얼굴이 사색이 되고, 또 누구는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말씀카드를 손에 들고 부르르 떨며 곧 쓰러질 것 같이 휘청거리는 형제에게 다가가 카드를 뺏어 읽어 봤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


부르르 떨 만한가요? 순금같이 되어 나오려면 먼저 불구덩이부터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니 순금이 된다는 기쁨보다는 뜨거운 불 시험을 당할 생각에 고통이 먼저 찾아옵니다.


그런데 옆의 자매는 해맑게 웃고 있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라는 말씀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로또라도 맞은 듯이 기뻐합니다.


어떻습니까? 당신의 모습인가요? 툭 까놓고 말해서 왜 좋아합니까? ‘능력’과 ‘모든 것’ 때문 아닙니까?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단련이 없을까요? 불 시험은 간단히 생략입니까?


이방인과 그리스도인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예수를 모르는 이방인들의 인생 목적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입니다. 값비싼 것을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이 그들의 자랑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뭐가 다른지 아십니까? ‘먼저’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앞에 ‘먼저’가 있습니다. 그 먼저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를 믿어도 ‘먼저’가 뭔지 몰라서 내가 먹을 것, 내가 마실 것, 내가 입을 것을 먼저 챙기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믿는 자라면 먼저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십시오. 이것이 이방인과 그리스도인을 구별 지을 것입니다.

출처 : - 김남국, 『사랑한다, 독사의 자식들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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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고 기뻐하는가

 

우리 교회는 신년 첫 주일 예배 때마다 말씀카드를 뽑습니다. 카드를 뽑은 후의 반응을 보면 가지각색입니다. 누구는 얼굴이 사색이 되고, 또 누구는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말씀카드를 손에 들고 부르르 떨며 곧 쓰러질 것 같이 휘청거리는 형제에게 다가가 카드를 뺏어 읽어 봤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


부르르 떨 만한가요? 순금같이 되어 나오려면 먼저 불구덩이부터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니 순금이 된다는 기쁨보다는 뜨거운 불 시험을 당할 생각에 고통이 먼저 찾아옵니다.

 

그런데 옆의 자매는 해맑게 웃고 있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라는 말씀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로또라도 맞은 듯이 기뻐합니다.


어떻습니까? 당신의 모습인가요? 툭 까놓고 말해서 왜 좋아합니까? ‘능력’과 ‘모든 것’ 때문 아닙니까?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단련이 없을까요? 불 시험은 간단히 생략입니까?


이방인과 그리스도인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예수를 모르는 이방인들의 인생 목적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입니다. 값비싼 것을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이 그들의 자랑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뭐가 다른지 아십니까? ‘먼저’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앞에 ‘먼저’가 있습니다. 그 먼저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를 믿어도 ‘먼저’가 뭔지 몰라서 내가 먹을 것, 내가 마실 것, 내가 입을 것을 먼저 챙기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믿는 자라면 먼저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십시오. 이것이 이방인과 그리스도인을 구별 지을 것입니다.

출처 : - 김남국, 『사랑한다, 독사의 자식들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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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유전자(DNA)

 

해바라기 씨앗을 심으면, 해를 향해 얼굴을 돌리며 피어나는 해바라기를 보게 된다. 예수를 믿으면 그의 안에 심긴 말씀 때문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사람, 하나님을 경외하는 인간이 되어간다.

 

그래서 예수를 믿으면 그의 심령 안에 심긴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그는 이웃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것은 영적으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더욱더 당신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욱더 당신은 그 말씀의 길을 따라 가야 한다. 그것이 당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다른 길은 없다. 다른 길은 당신을 진정 당신으로 꽃피우게 하지 못한다. 사람이 도마뱀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마치 말씀대로 살 수 있는 사람 ‘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 마치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을 것처럼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 ‘처럼’이 ‘진짜’가 되기 때문이다. 예수를 받은 당신에게는 그 예수님의 모습 그대로를 담은 말씀-DNA가 심겨 있기 때문이다. 그날에 그분이 완성하겠지만, 당신은 오늘도 마치 말씀대로 완성될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


그래서 당신의 마음에 심긴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아야 한다. 모든 더러운 것을 버리라.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다. 넘치는 악을 내어버리라. 당신과 맞지 않는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라. 당신은 그렇게 될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말씀을 듣고 잊어버릴 수 있는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그 말씀은 당신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당신을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으로 빚어낼 때까지, 당신 속에서 당신을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강력한 의지이다. 그분의 뜻이요 섭리이다. 그분의 구원과 재창조의 능력의 말씀이시다. 모든 감사함과 온유함과 순복함으로, 당신 안에 심긴 말씀을 받아들이라. 

 

출처 : - 채영삼, 『지붕 없는 교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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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아요

  

“저 은진이랑 아주 친한 내과 3년 차인데요.”

“은진이 여기 병실에 없는데요.”

“예?”

“저, 은진이가 어제 저녁 엑스파이어(expire: 사망)했거든요.”

“……”

 

아팠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순간 전신에 힘이 쭉 빠졌다. 이대로 그냥 보낼 수 없었다. 나는 핸들을 꺾어 은진이 빈소가 있다는 안양으로 향했다. 은진이를 돌봤던 후배에게도 연락을 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함께 안양 장례식장을 찾았다.

 

빈소는 단출했다. 은진이의 모습이 영정사진으로 어색하게 걸려 있었다. 뜻밖의 손님을 맞은 슬픈 얼굴의 은진이 어머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나도 은진이로 인해 가슴이 저미는 슬픔 가운데 있었기에, 말이 아닌 마음을 가지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은진이 어머니는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이제 막 배운 신앙으로 소화해내고 있는 중이었다. 가족을 더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동생까지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하나님께서 은진이를 좋은 곳으로 데려가셨다는 은진이 어머니 말씀은 슬픔을 잊기 위해 둘러대는 말이 아니었다.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주님의 주권을 조금씩 인정하는 하나님 자녀의 모습이었다.

 

자리를 뜨기 전, 내 마음에 가장 궁금하던 것을 은진이 어머니께 물어보았다.

 

“은진이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하던가요?”

 

“은진이요? 다행스럽게도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편안하게 갔어요. 엄마한테 이렇게 말하면서요. ‘엄마, 나 두렵지 않아요. 두렵지가 않아.’”

 

그 이야기를 듣는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은진이는 열 살짜리 아이였지만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는다는 것을 이미 알았던 것이다. 주님의 온전한 사랑 속에 있는 이 아이를 사망조차 어쩔 수 없었으리라. 은진이의 마지막 한 마디는 슬픔에 잠겨 빈소를 방문한 우리 두 사람에게 기쁨으로 돌아가게 할 힘을 주었다.

출처 : - 안수현, 『그 청년 바보의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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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주만 바라봅니다

 

출처 : - 최병락, 『다시, 일어남』 중에서

 

미항공우주국에서 1970년 4월 11일에 세 번째 달 착륙을 목표로 우주선을 쏘아 올렸습니다. 그런데 32만 1,860㎞까지 날아오른 아폴로 13호에 실린 두 개의 산소통 중 하나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나머지 산소통 하나도 폭발의 위험에 놓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우주선은 엿새 뒤에 극적으로 무사 생환했고,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무사 생환한 우주인은 인터뷰에서 상황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주선 기체는 이미 작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결단을 해야만 했지요.”

 

그들은 미항공우주국의 규정과 지시를 어기고 우주선의 모든 불을 꺼버렸던 것입니다. 이것은 규정상 철저하게 금지하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그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을 끈 순간, 놀라운 기적이 그들의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희미하게 보이던 지구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주선 안이 깜깜할수록 어디가 땅인지, 어디가 바다인지가 분명히 보였으며, 심지어 바다 어느 곳이 안전한 착륙지인지까지 선명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수동 조작으로 그곳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고, 전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일은 우리가 그분과 눈을 마주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더 환하게 바라보기 위해 우리의 손으로 희미한 불들을 의도적으로 끌 때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눈동자가 더욱 반짝이며 빛이 날 것입니다. 도움도 되지 않는 희미한 불들을 끄면, 봐야 할 하나님의 빛이 보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전쟁 앞에서 “오직 주만 바라봅니다”라고 고백했던 여호사밧의 기도를 가장 기뻐하십니다.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는 내가 켜 놓은 가능성의 불들을 끌 때 빛 되신 하나님이 보입니다. 칼을 내려놓고 주님만 바라볼 때 전쟁 같은 세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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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의 낡은 성경책


출처 : - 김병종, 『오늘 밤, 나는 당신 안에 머물다』 중에서


어머니는 마당의 채마밭에 나가는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늘 성경을 읽거나 기도하기를 계속했다. 그 삶이 늘 낡은 가죽 책 한 권과 함께 있었다. 어머니는 따뜻했고 온화했지만 신앙에서는 단호했다. 믿음을 말할 때면 그 모습 자체가 범접 못할 위엄이었다. 어머니는 당신의 삶을 통해 예수의 사랑과 용서, 온유와 화평을 가르쳐 주셨다.


하지만 어렸을 적 성실한 예배자들로 채워진 우리 집에서 나는 늘 문제아였다. 청년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이 새벽기도의 무용담을 얘기할 때마다 나는 저만치 떨어져 하릴없이 신문 같은 것이나 뒤적이곤 했다.


“자네가 문제야.” 어머니는 내가 주일학교를 빼먹을 때마다 회초리를 내렸다. 헌금으로 만화책을 사거나 과자를 사 먹은 때도 회초리는 여지없었다. 중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어 어머니의 곁을 떠나서야 회초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러면서 숫제 주일예배를 빼먹는 일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어머니의 눈은 사방에 있었다. 예배를 빼먹을 때마다 시외전화를 걸어오셨다. “오늘 뭐했냐?” 나는 얼버무렸다. “그냥요.” 어머니는 언짢아하시면서 딸깍 전화를 끊어버리시곤 했다. 그 침묵의 공간에 많은 말이 담겨 있었다. 수많은 질책의 언어보다 딸깍, 끊겨버린 전화기 저편의 침묵 공간이 나는 더 무서웠다. 어머니가 전화를 끊어버리면 덩치 큰 어른인 나는 한 주일 내내 안절부절못했다. 끊어진 전화는 한 주일이나 열흘쯤의 간격을 두고 이어진다. 노기보다는 사랑이 담긴 목소리다. “…그러면 안 된다.” “알아요, 엄마.” 비로소 오그라들었던 마음이 펴진다. 그때 나는 영락없이 회초리를 든 어머니 앞에 선 아홉 살짜리가 된다.


그 어머니가 하늘 저편으로 가신 지도 십수 년이 되었다. “햇빛이 좋구나, 이런 날 가면 좋겠는데.” 낡은 성경책을 읽다가 창밖을 보며 혼잣말을 되뇌이시곤 하던 어머니, 이제는 예배를 빼먹은 내게 회초리를 내릴 분이 없다.


오늘, 예수님의 나라에 계신 내 어머니가 유독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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