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의미

 

리처드 하버슨은 이런 말을 했다. "맨 처음 교회는 살아 계신 그리스도 안에서 친밀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관계를 가졌다. 이 관계는 그들과 그들 주변의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 다음 교회는 그리스로 건너가 하나의 철학이 되었다. 나중에 교회는 로마로 넘어가 하나의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 교회는 유럽으로 퍼져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미국으로 건너가 하나의 기업이 되었다. 오늘 우리는 너무나 많은 교회를, 그러나 너무나 적은 친교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 한국 땅에 온 교회의 의미는 무엇일까. 철학, 제도, 문화, 기업. 이 모든 것도, 그 중의 하나도 아니다. 세상은 바뀌고, 환경도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는 대원칙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성실한 청지기, 타자를 위한 존재, 희망의 공동체, 구원의 방주 등 다양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신경하 전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본회퍼의 회개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 본회퍼는 전쟁에 미친 히틀러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친 운전사가 차를 마구 몰며 사람들을 치어 죽이고 있습니다. 자 우리가 기도해야 합니까? 아니면 차에 올라타 그 미친 운전사를 끌어내려야 합니까?" 그는 이 유명한 비유를 암살 기도의 명분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는 체포되어 39세의 젊은 나이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가 죽기 전 히틀러가 하늘의 심판대에서 절규하는 꿈을 꾸었다. "세상에 있는 동안 이런 심판에 대하여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어요. 너무 가혹합니다." 꿈에서 깬 본회퍼는 가슴을 치며 회개했다고 한다. 히틀러를 제거하려고 한 것보다 복음을 전했어야 한다고 말이다.

 

어둠을 이기는 수단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밝히는 것이다. 자아실현, 가정 행복, 그리고 사회정의까지도 복음으로만 가능하다. 예수 복음을 나누는 것이 우리 인류의 마지막 남은 소망이다.

정승룡 목사(대전 늘사랑침례교회)

 

담대한 믿음으로

 

 

환란과 고통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병에 걸리거나 돈 때문에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가족이 아프거나 사고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도 하며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유명한 설교가이자 신학자인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 목사는 히틀러에 저항하다가 나치가 패망하기 1주일 전에 사형장으로 끌려 갔다. 그때 그는 교도관에게 "이것이 내 인생의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시작이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누구나 겪는 인생의 가장 큰 고통인 죽음의 순간을 또 다른 삶의 시작으로 바라보는 담대한 믿음이 아닌가.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16:33) 이 세상 어떤 위기보다 주님의 능력이 더 많고, 어떤 고통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더 크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우리 삶을 위협할지라도 죽음조차 이기신 주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믿음이 절실한 때다.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고쳐 쓰시는 하나님 

 

물론 하나님은 사람의 장점을 이용하실 것이다. 키 큰 사람을 키 작은 사람보다 운동선수에 더 많이 사용하실 것이다. 건강한 사람을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귀하게 쓰실 것이다. IQ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장점이 불행거리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다윗에게 반란을 일으킨 압살롬의 죽음도 결국 그의 수려한 용모와 자랑스러운 긴 머리카락 때문이었다. 삼손의 실패도 결국 그 힘 때문이었다. 겸손하게 여기지 않으면 장점만큼 큰 단점도 없다. 장점은 겸손할 때에만 장점이지, 때로는 엄청난 단점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고쳐 쓰는 즐거움을 아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관심은 오히려 우리의 약점에 있다. 겸손한 병든 사람을 고쳐서 쓰신다. 겸손한 지혜 없는 사람에게 지혜를 주셔서 사용하신다. 겸손한 실패자를 재기시켜서 사용하신다.

강대일 목사(안양성결교회) 

 

진달래 화음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일부다. 우리의 땅 영변은 진달래 대신 '핵시설' 뉴스가 오르내리는 진원지가 돼버렸다. 죽음의 핵무기 대신 온 겨레가 소망하는 생명의 꽃이 다시 심겨질 날을 기대해본다.

 

'영변에 약산 빈달배기 참꽃 한 보뎅이 따더 내재는 질라루 훌훌 뿌레 줄기래요(강원도)'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가득 토당 가고정헌 질에 지져밟고 정이 살페 가시우야(제주도)'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라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 가상에 뿌려줄라니께(전라도)'

 

'영변에 약산 참꽃 한거덕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려주꾸마(경상도).'

 

정겨운 사투리 버전 속에 진달래의 희망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남북 강산에 피어나는 날은 언제쯤일까. 하늘은 스스로 꿈꾸는 자를 돕는다. 그 꿈은 우리 모두를 위한 평화의 꿈이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오바마와 창조원칙

 

흑인 소녀 브라운은 1마일이나 떨어진 초등학교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기려다가 피부색 때문에 거절당했다. 1954517일은 그로 인한 소송에서 공립학교에서의 인종분리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날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색깔들 중에 흰색이 검은색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64년에는 흑인의 참정권을 보장한 민권법이 제정됐다. 이후에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인종에 대한 편견은 사라져 갔고, 마침내 2008114,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예수 안에서 하나다(3:28). 인종과 신분, 성별에 관계없이 하나님 안에서 똑같이 존중받는 것이 창조원칙이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창조원칙을 회복하는 쪽으로 끊임없이 역사를 바꾸어 가신다. 역사의 무대에서 쓰임받는 사람들은 이러한 창조원칙 회복에 가담하는 자들이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선교사의 다짐

 

최근 중앙아시아 K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의 집을 방문했다. 그 집 화장실 벽에 붙여놓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에게 가라/그들 가운데 살라/그들로부터 배워라/그들을 사랑하라/그들이 알고 있는 것에서 시작하라/그들이 갖고 있는 것들 위에 세우라/그러나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그들의 일이 성취되었을 때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힘으로 이 일을 해냈다'고 말하게 한다."(중국의 시)

 

이 글은 그 선교사의 다짐이었고 결단이었다. 그는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땅으로 갔다.

 

그는 살벌한 위협과 방해 가운데서도 전도했고 그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믿음 공동체를 세웠다. 그리고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아낌없이 넘겼다. 오늘도 땅끝에서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선교사들을 축복한다 

정승룡 목사(대전 늘사랑침례교회)

 

남북 기독인의 기도

 

 

반세기 전만 해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을까. 남북 그리스도인 400명이 평양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날을. 지난 4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평양에서 있었다. 평양 봉수교회 담임목사가 사회를 보고 남한교단 총회장이 '항상 기도하고 낙심치 말자'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북한 측이 준비한 포도주와 남한에서 가져온 빵으로 우리가 믿음 안에서 한 형제 자매임을 확인하는 성찬식도 갖는 감격을 누렸다. 북한의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성가대가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리며 한마음이 됐다.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남북 관계가 많이 경색돼 있다. 하지만 남북 그리스도인들의 간절한 기도가 헛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끊임없는 기도는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리라 확신한다. 낙심하지 않고 항상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18:18).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수치를 굴려 버려라

 

 

습관이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의 90%가 습관이란다. 10%의 시간만 내 의지로 통제 가능하고, 나머지는 무의식적 습관에 따라 산다는 것이다. 습관이라는 무서운 리모컨에 의해서 우리 모두는 조종당하고 있는 셈이다.

 

출애굽한 이스라엘도 습관적인 노예근성을 제거하는 데만 40년이란 긴 시간을 소비했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조종하던 이 근성을 해결하지 못하면 새 땅에서의 성공적인 삶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나안 땅에서의 첫 정복전쟁을 치르기 전에 이스라엘이 했던 집단행동은 바로 할례였다(5). 전술을 논하고 무기를 가다듬는 식의 전쟁 준비가 아닌, '애굽의 수치를 굴러가게' 하는 성결의식이었다. 인생을 바꾸려면, 의도적으로 일상습관을 바꾸기 시작해야 한다. '성결'이 우리의 가장 큰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강대일 목사(안양 성결교회)

 

유대인과 돈 

 

유대인은 재물을 모으는 일에 천부적이다. 유대인 사이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유대인 아이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돈이 뭐예요?"

 

아버지는 "잘 봐라"하면서 유리 조각을 집어 창문 앞에 놓았다. 아이는 유리를 통해서 길이며 행인이며 마차를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아버지는 "이제 돈을 잘 봐라"하더니 "유리 조각 대신 돈을 여기에 놓겠다. 은화 때문에 거리 풍경은 하나도 안 보이고 돈만 보이지"라고 말했다.

 

돈 앞에서 다른 것은 하나도 볼 수 없다. 오직 돈만 보인다. 돈을 모으려는 사람들은 돈에 눈이 머는 경우가 많다. 돈에 눈이 멀게 되면 세상의 장님이 된다. 돈 빼고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그 치명적인 흠으로 부터 벗어 나려면 돈 버는 것과 나눠갖는 것에 두루 눈을 돌려야 한다.

신경하 전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금강 알프스

 

알프스는 세계의 명산이다. 그 위용과 수려한 자태가 세계인의 심신을 빨아들인다. 우리 땅에도 알프스 못지않은 산이 있다. 바로 금강산이다. 남북의 인적 교류가 가장 먼저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알프스 못지않게 아름답다.

 

한때 금강산 자락에는 믿음의 조상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하늘나라의 축복을 염원하며 기도하던 '금강산기독교수양관'이 있었다. 주기철 목사님의 인도로 200여명이 모여 밤새워 기도의 불꽃을 모았던 장소였다. 근방에는 현재 남북이산가족이 한자리에 만나 손을 맞잡고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만남의 집이 세워지고 있다.

 

남북의 신앙인들도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을 품기 바란다. 평화와 자유를 위해, 나아가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복음화를 위해 함께 두 손을 모으는 기도의 집이 들어서는 날을. 그러기 위해서는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하루빨리 재개되어야겠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회복되는 경제원리

 

몇몇 경제 대국들이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경제를 제창했다.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시장은 인류의 도구가 아니라 인류를 좌우하는 중심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무한 자유를 한손에 거머쥔 거대한 시장이 중병에 걸리게 되자 세계인들도 모두 죽게 되었다. 이 세계시장이라는 병든 우상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마가복음 2장에 나오는 치유받은 중풍 병자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중풍에 걸려 스스로 이동조차 할 수 없었던 환자가 지붕을 뚫고 침상을 내려준 친구들의 도움으로 예수님을 만나 구원을 받았다.

 

중풍병처럼 위기에 빠진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지붕을 뚫고 침상을 내려준 친구들처럼 세계의 모든 나라가 협력해서 새로운 경제 네트워크를 만들어야만 한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의 경제원리로 돌아가야 할 때다. 그 길만이 인류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위기 속 희망

   

평생 심혈을 기울여 가꿔온 교회를 멋지게 제자에게 물려주고 은퇴하신 목사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함께했던 소수의 젊은 목사들에 대해 "안쓰럽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당신이 목회할 때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성장 무드에 있었고, 성도들이 순수하고 마음이 부드러워 목회자를 믿고 잘 따랐다는 것이다.

 

그분의 말씀에 따르면 지금은 성장이 멈췄고 오히려 고속 성장 이후 여러 문제들이 드러난 상태라 성도들이 더 이상 순수하게 목회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해야 하니 젊은 목회자들이 "안쓰럽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분은 이 위기가 기회라 하셨다. 진실한 목회자들을 통해 교회가 정화되고 새롭게 일하실 하나님의 희망을 본다는 것이다.

 

당면한 위기 가운데서도 주님의 주 되심을 철저히 인정하고 말씀으로 생기를 얻어 마른 뼈가 살아나는 기적(37:110)을 맛봐야 할 것이다 

정승룡 목사(대전 늘사랑침례교회)

 

평화 지키기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일본헌법 9조 중)

 

일본 헌법은 9조에 전쟁 포기와 군사력 보유 금지를 규정해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승전국인 미국이 일본에 대해 전쟁과 평화 파괴의 책임을 물어 이 조항을 헌법에 포함시키고 군정을 마쳤다. 일본의 대외 침략 기도를 억제하고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군대보유, 국가교전권까지 포기하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일본 내부에서는 군국주의 경향이 짙어지면서 이 조항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의 교회들은 개정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도쿄를 중심으로 평화헌법 개정 반대 기도회와 모임을 갖고 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복된 사람이다(5:9).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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