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균형

 

독일 라이프치히의 양대 명물이 있다. 촛불기도회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이룬 니콜라이 교회와 성 토마스 교회다.

 

전자가 교회의 역사 참여를 보여준 대표적인 증거라면, 후자는 교회 영성의 본거지라 할 수 있다. 유명한 음악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가 생애 마지막까지 26년 동안 이 교회의 오르가니스트 겸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140여 편의 칸타타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내놓은 곳이다. 바하의 무덤도 교회 본당에 있을 정도다. 교회음악의 산실이다.

 

라이프치히에는 균형이 있다. 두 교회는 기독교 복음 선교의 양축을 대변한다. 봉사와 예배, 참여와 영성, 일과 기도, 이웃 사랑과 하나님 사랑, '세상 속으로''하늘을 향하여', '사이''넘어서' . 라이프치히를 찾는 이들에게 두 교회는 최고의 신앙 학습 장소다. 한국 땅에서도 이런 교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염려는 잘못된 믿음

 

강도가 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몇 년째 잠을 편히 못 자는 여성이 있었다. 조그마한 소리만 들려도 한밤중에 곤히 자는 남편을 깨우는 통에 남편도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드디어 어느 날 밤, 자다가 집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정말로 강도가 들어와 있었다. 그 남편은 강도를 향해 말했다. "안녕하시오. 만나서 반갑소. 위층에 올라가 내 아내를 좀 만나주시오. 10년째 당신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다오."

 

염려는 말썽이 생기기도 전에 말썽이 생길 거라고 믿는 잘못된 믿음이다. 사람들의 염려는 한도 끝도 없다. 예수께서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그날에 필요한 만큼의 힘을 주신다. 궂은 날이 올까, 맑은 오늘부터 미리 염려하지 말라. 만일 궂은 날이 오더라도 비는 피하면 되는 것이다.

강대일 목사(안양성결교회)

 

희망광장

 

지난 4년 동안 출근한 광화문 사거리의 감리회관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한눈에 보는 전광판과 같은 곳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바라다보이는 청와대를 향해 한번쯤 두 손을 높이 든다. 그곳이 안정되어야 나라가 평안하리라는 마음에서 축복을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태평로라는 길 이름에 그 의미가 담겨 있다.

 

광화문 광장은 2002년 월드컵 경기 때 승리의 함성이 울리던 곳이고, 우리 사회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촛불을 들고 탄원하던 곳이며, 국가의 경사가 있을때 온 국민이 모여들던 곳이다. 나는 우리 감리교회의 본부가 있는 너른 마당을 '희망광장'으로 선포한 일이 있다. 우리의 앞마당이 희망의 산실이 되어 시민의 광장, 평화의 광장, 세계의 광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제 내일부터 이곳에 출근할 일이 없다. 그러나 여기 희망광장으로부터 상생의 함성, 희망의 함성이 울려퍼지길 늘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맘 놓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축복의 사명'은 죽는 날까지 감당할 것이다.

신경하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종교개혁은 진행형

 

역사는 기억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희망의 샘이다. 사건들을 기록한 역사도 있지만, 사건의 흐름 속에 담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 역사가 있다. 전자는 기억하고 파악하는 것으로 족할지 모르지만, 후자는 오늘의 삶 속으로 가져와 소화하고 생수처럼 마시고 힘을 얻어 결단하고 행동하는 밑거름이 되게 한다.

 

종교개혁 사건은 역사적 유물도, 박물관의 전시물도 아니다. 종교개혁은 이어져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중세 기독교의 기독교답지 못한 타락과 허물이 종교개혁의 현장이었다. 개혁을 외치며 개혁의 분신으로 자처하며 태어난 '개신교'가 어느새 개혁의 대상이 된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외부의 개혁 요구에 자기방어로 맞서기보다는 하나님이 준엄하게 명하시는 '항상 개혁하는'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개혁하는 교회를 먼저 선택하셨다.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요 은총이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분열 50참회의 기도

 

지난 24일 저녁 7시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단지 내 컨벤션홀. 장로교 4개 교단 목사, 장로 4000여명과 현지 성도 1000여명이 연합 예배를 드렸다. 교단 간 연합뿐만 아니라 장로교단 분열 50년을 참회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은혜롭게 예배가 진행되던 가운데 사회자가 즉흥적인 제안을 했다. 4개 교단 교단장과 임원을 비롯한 연합기관 지도자, 교계 지도자 100여명을 단상에 올라오게 한 것이다. 단상에 올라온 사람들의 죄가 누구보다 크다며 무릎을 꿇을 것도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무릎을 꿇은 10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과 성도들은 연합 예배 장소를 뜨거운 참회의 장소로 바꾸었다. 이들은 신사참배와 교단 분열의 죄를 회개하기도 했다. 장로교 4개 교단의 참회가 갈라진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는 부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은 바로 이 같은 마음을 찢는 참회에서 시작됐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마음의 원칙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말합니다. "얘야, 사람 안에는 늑대 두 마리가 살고 있단다. 한 마리는 악한 놈이야. 그놈은 화를 잘 내고 늘 싸우기를 좋아하고 용서할 줄 모른단다. 다른 한 늑대는 착한 놈이지. 이 착한 늑대는 매우 친절하고 사랑스럽단다. 이 두 마리의 늑대가 네 안에도 있단다."

 

깜짝 놀란 손자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할아버지께 묻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내 안에 있는 늑대 두 마리가 싸우면 어떤 늑대가 이기죠?"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그야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지."

 

사람의 마음에 어떠한 생각과 언어를 입력하는가가 마음의 습관을 결정하고 그 마음의 습관이 인생을 만들어 갑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4:23)

정승룡 목사(대전 늘사랑침례교회)

 

은혜받는 비결

 

옛날 집에서는 마당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 부엌 물통에 채워넣곤 했다. 한 양동이가 불평을 늘어놨다. "아무리 물을 퍼 담으면 뭐 해. 열 걸음도 못 가 물통에 부어버리면 남는 게 하나도 없는데." 그러자 다른 양동이가 입을 열었다. "참 이상하다. 나는 열 걸음만 옮기면 다시 가득 채워지는데." 삶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짧은 예화다.

 

똑같은 인생을 사는데 한쪽은 탄식과 불평만 늘어놓고 산다. 손에 가득 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안개처럼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하늘에 쌓은 것이 아니면 모두 헛되고 헛되다. 반면 감사와 기쁨으로 삶을 채우는 사람들도 있다. 주님은 그들에게 더욱 풍성한 은혜를 베푸신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자신의 것을 모두 다 주셨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붓고 살자. 열 걸음도 안 되어 채워주신다(4:24).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하나님의 음성 듣기

 

빗길에 미끄러지던 트럭이 한 주택을 들이받았다. 구조대와 앰뷸런스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건현장에 도착했다.

 

이때 놀라운 일이 목격됐다. 야단법석인 와중에도 방에서 한 여성이 잠을 자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다른 방에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자, 그 여성이 벌떡 깨어 일어나더라는 것이다.

 

우리의 청각은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들려오는 소리를 감지하는 일반적인 기능 외에, 듣고 싶은 소리만을 선별해서 듣는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

 

듣기로 결심했다면 아무리 세미한 음성일지라도 듣고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듣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면, 제아무리 청천벽력과 같은 큰 소리일지라도 결코 들을 수가 없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음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굳게 건 빗장 때문이다.

강대일 목사(안양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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