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 다윗, 결정권을 늘 하나님께 드린 인물

 

 

 그리스도인으로서 꿈에서라도 한번 들어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윗이 하나님께로부터 들었던 “내 마음에 합한(맞는-개역개정) 사람이라”(행 13:22, 참조 삼상 13:14, 16:7)는 말이다. 다윗은 성경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의 일생으로서 가장 자세하게 그려지고, 가장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기록된 인물이다. 이와 같은 특징만으로도 다윗이 그만큼 큰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다윗의 신앙 단층들을 한 겹씩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지를 다시 보게 된다.

 

그러나 사무엘하 본문을 찬찬히 읽다 보면 우리는 도무지 위대하다고 할 수 없는 다윗의 모습도 만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충신 우리아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을 비롯해(11장), 아들 암논이 딸 다말을 강제로 취한 다음 미워하고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13장),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맨발로 몸을 피해야 했으며(15장), 압살롬의 죽음 앞에 슬픔에 젖는 모습(18~19장) 등이 그렇다. 이런 이야기들은 솔직히 좀 생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다윗의 그러한 모습이 수치스럽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물론 다윗에 대한 진솔한 기록은 그의 삶 전체를 뿌리째 휩쓸고 지나감으로써 정서적이고 영적인 내면세계의 동요까지 고스란히 보여 주기 때문에 오늘날 수많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영적 거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윗이 정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요, 이스라엘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요, 메시아의 모형으로 우뚝 설 수 있을 만한 인물인가? 다윗과 대조되는 불순종의 인물 사울과 비교할 때, 더 큰 악을 저지르고 더 큰 고통과 절망과 수치를 겪었다고 할 수 있는 다윗이 왜 위대한 인물로,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거대한 구원의 역사 가운데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윗이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왕이지만 ‘왕이 아니기’를 끝까지 붙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삶의 최고 결정권을 하나님께 드렸다. 다윗의 행동을 제한하고 이끌어갔던 기준은 자신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 앞에서도 단 하나의 이유, 즉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셨다’(삼상 24:6, 26:9, 16; 삼하 1:14)는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보여 준 것이다.

 

그는 자신이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기는 했지만 진짜 왕은 오직 하나님이시며, 자신은 하나님의 종일뿐임을 고백했고, 그 고백대로 살았다. 블레셋이나 아말렉과의 전투를 앞두고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먼저 ‘여호와께 묻는다’(삼상 23:2, 30:8; 삼하 2:1, 5:19, 23, 참조 삼상 22:10~15). 만일 어떤 사람이 결정을 하기에 앞서 누군가에게 물어본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자신보다 권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다윗은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왕이시라는 것을 삶으로 보여 주었다.

 

결국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이란 인간적인 차원에서 착하다거나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왕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라는 진리를 따라 자신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사람, 그래서 결정권을 늘 하나님께 드리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 모두 사무엘서가 가르치는 다윗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되는 은혜를 간구한다. 

- 날마다 솟는 샘물 박삼열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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