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  ‘오직 믿음’의 사람 바울, 율법 완성의 길을 말하다

 

 

바울이 기독교와 교회에 끼친 영향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그는 예수님이 왜 구세주가 되시는지, 십자가와 복음이 무엇인지, 구원이 어떻게 가능한지, 교회가 무엇인지, 은사와 직분은 무엇인지 등 기독교 교리는 물론, 그리스도인의 교회 및 신앙생활의 기둥들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믿음으로 얻는 구원의 도리를 로마서만큼 잘 말하고 있는 책도 없을 것이다.

 

믿음의 길, 새로운 삶의 길

 

인간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인 구원이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된다는 것을 가장 선명하게 말하는 로마서에서 바울은 율법의 폐기가 아니라 ‘율법의 완성’을 말한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까지 바울은 그야말로 율법 전문가였다.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로서의 전문가일 뿐 아니라 율법을 지켜내는 의지와 행함에 있어서도 최고의 전문가였다(행 22:3; 갈 1:14; 빌 3:6 등). 그런 그가 ‘율법으로가 아니라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의인이 되고 구원을 얻는다는 것을 확신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가르치는 자가 됐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그런데 바울의 가르침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구원의 확신을 얻기도 하지만, 종종 행함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엉거주춤해 할 때가 적지 않다. 이런 이해와 상황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오직 믿음’이기 때문에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하다는 방종이라는 극단적 입장에서부터, 그래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요구되는 행함을 지켜야 한다는 새로운 율법주의적 입장까지 그 중간 어디쯤에 서 있게 하곤 한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12:1)라는 말씀으로 시작하는 이번 호 묵상 본문에서 바울은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가르친다. 율법이 무엇인지를 가장 확실하게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바울은 여기서 율법의 완성을 말한다.

 

그것은 ‘사랑’이다.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13:8). 바울은 이 가르침을 반복한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13:10).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 율법의 전문가로 있을 때조차 찾지 못했던 율법 완성의 길을 ‘오직 믿음’의 복음 안에서 발견한 것이다. 바울은 편지를 쓸 때마다 주로 전반부에서는 복음의 진리를 서술하는 교리를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행동해야 할 것들을 명령하는 윤리를 다룬다. 종종 이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는 오래된 신학적 난제로 지금도 첨예한 토론의 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바울에게 이 둘은 하나다. 로마서에서 이른바 윤리에 관한 내용을 시작하는 12장은 11장까지의 ‘이신칭의’ 교리에 기초해 있으며, 동시에 필연적 지향점이다. 이 윤리는 율법으로부터는 나올 수 없는 윤리다. 즉 교리는 윤리를 위한 것이고, 윤리는 교리 때문에 가능하다. 따라서 바울은 오직 믿음의 위대한 교리에서 율법의 완성을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율법의 완성은 사랑

 

바울은 그 자신이 이신칭의의 복음을 통해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영적 예배’(12:1)를 드린 인물이었다. 이 영적 예배는 로마서 12~15장을 통해 잘 드려진다. 이 4개의 장에서 바울이 말하는 영적 예배란 한마디로 ‘이웃을 향한 사랑’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는 것’(15:5)이다. 바울은 누구보다 이 예수를 본받으려 한 사람(고전 11:1; 엡 5:1; 빌 3:17 등)이었다. 이 때문에 바울은 ‘하나님의 일을 자랑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기도 했지만 이것조차 오직 그리스도께서 역사하신 것이라고 말하는 인물이었다(15:17~19).

 

결국 바울이 말하는 ‘믿음으로’는 ‘사랑으로’를 뜻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서 말이다.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바울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로마교회 성도들의 이름을 적어도 30명 이상 외울 뿐 아니라, 그들의 형편들까지 속속들이 나열하면서 목자의 심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로마서를 마무리한다. 로마서의 남은 본문 묵상을 통해 이신칭의의 은혜가 율법의 완성인 사랑의 길로 나타나기를 기도한다.

 

- 박삼열 목사 : 날마다 솟는 샘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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