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 다니엘, 적진에서도 기도와 말씀이 답임을 외치다
다니엘은 한마디로 ‘기도와 말씀의 사람’이다. 그것도 적진 한가운데서 온몸으로 기도와 말씀의 신앙을 외친 인물이다. 기도와 말씀, 이 두 가지는 사도들이 결정한 초대 교회 성도들의 신앙생활의 방향(행 6:4)인 동시에, 오늘날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신앙생활의 두 기둥이다. 이 때문에 다니엘을 탐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니엘, 기도의 사람
다니엘은 유다의 왕족 혹은 귀족 출신이었고(1:3), 흠이 없고, 용모가 아름다웠으며, 지혜와 통찰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지식에 통달하고 학문에 익숙해 왕궁에서 일할 만한 자였다. 게다가 당대 최고의 학문인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언어를 배웠고, 왕궁에서 훈련을 받았다(1:4~5). 결과는 괄목할 만했다. 바벨론 제국의 최고 인재들보다 10배나 뛰어났다(1:18~20). 이쯤 되면 얼마든지 기도에 그렇게 목숨 걸지 않을 법도 하다.
하지만 다니엘은 기도의 사람이었다. 조국 예루살렘과 하나님의 성전이 멸망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고(1:1~2), 자신은 적국 바벨론의 포로가 된 현실(1:4)이 다니엘로 하여금 기도밖에는 할 것이 없는 인물로 준비시켰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느부갓네살 왕이 자신이 꾼 꿈을 알아내지 못하는 바벨론의 모든 지혜자들을 다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다니엘은 이 일을 친구들에게 알려 기도하게 하고, 자신도 하나님께 엎드린다(2:12~18). 그리고 밤에 환상으로 임한 하나님의 대답을 듣는다.
다니엘에게 닥친 위기의 정점은 다리오 왕 시절 고관들이 일치단결해 빈틈없이 꾸민 계략이었다. 그는 사자 굴에 던져졌다. 그런데 이 덫이 놓이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기도였다.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6:10~12). 하지만 이 결정적 위기는 계략을 꾸민 자들이 사자의 밥이 됨으로써 극적이지만 필연적 반전으로 끝이 난다.
더 나아가 다니엘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대한 마음 깊은 번민이었고(4:19, 7:28), 아픔이었으며(8:27), 동족의 죄로 인한 회개요 금식이요 슬픔이었다(9:3~20, 10:2~3). 기도가 만만한 게 아님을 단번에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기도의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주의할 것은 그 기도가 자기 자신을 드높이는 수단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고 믿는 믿음의 반응으로서의 기도라는 점이다. 최고의 석학 다니엘이 자신의 대답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반복해 고백한 것이나(2:28, 30), 사자 굴에서 살아 나온 다니엘에 대해 “이는 그가 자기의 하나님을 믿음이었더라”(단 6:23)고 덧붙인 것을 보면 그렇다.
다니엘, 말씀의 사람
다니엘에게서 발견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그가 철저히 말씀의 사람이 되려고 했다는 점이다. 다니엘은 철두철미하게 하나님께 의논했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서야 움직였다. 하나님의 뜻, 곧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의 삶을 형성하는 근거요 이유가 됐다는 것이다(1:17). 이처럼 말씀의 사람은 반드시 기도와 함께 가는 것이다.
게다가 구약 시대에 환상이 하나님의 뜻을 말씀하시는 특별계시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다니엘이 본 환상들은 결국 그가 말씀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물론 그가 환상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니엘은 ‘책’을 통해 여호와께서 말씀으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다(9:2).
다니엘의 회개와 금식과 슬픔의 기도는 ‘주의 법도와 규례를 떠남’ 때문이었다(9:5). 이같이 율법을 소홀히 한 백성들의 죄를 다니엘은 더욱 사실적으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한 것’이라고 했고, ‘여호와께서 그의 종 선지자들에게 부탁해 우리 앞에 세우신 율법을 행하지 아니함’이라고 애통해 한다(9:10~11, 14).
다니엘은 말씀에 철저한 인물이었고, 기도로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복종시킨 인물이었다. 환상도 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계시였다. 이런 다니엘의 모습을 보면서 기도와 말씀의 세계를 새롭게 열어가기를 간구한다.
- 날마다 솟는 샘물 박삼열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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