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신학] 교회성장과 매스미디어 활용
 최종인

 미래사회의 특징

 미국의 사회학자로 시카고대학과 하버드대학의 교수를 지낸 다니엘 벨(Daniel Bell)은 미래사회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첫째는 소형화이다. 한 예로 컴퓨터를 들었는데, 30년전 에커트(Eckert)와 모취리(Mauchly)가 만든 디지탈전자컴퓨터 애니악(ENIAC, 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은 무게가 30톤이나 되며 1만 8,000개의 진공관을 사용한 이상한 괴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1,000분의 1로 크기가 줄고 성능은 그대신 1,000는 늘어났다. 동시에 비용도 100분의 1로 줄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금 펜티엄급 컴퓨터를 가정에서도 부담없이 사용하고 있는 반면에 1960년대 우주선을 달에 쏘아 인간의 달 착륙을 가능하게 한 컴퓨터는 286급 컴퓨터였다.

미래사회의 두번째 특징은 커뮤니케이션(통신수단)의 발달이다. 이미 우리가 많은 경험을 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지금 상상할 수 없는 획기적인 통신수단이 발달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일방적 전달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들의 융합으로 커뮤니케이션은 미래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번째는 자동화이다. 지금 기업체 일각에서 진행하는 이른바 '서류없는 사무실(paperless office)'등이 이것을 설명한다. 앞으로 자동화는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혁명적으로 이뤄어 질 것이라는 예언이다. 현대인들의 특징은 욕구와 함께 즉각적으로 처리되야 하기에 점차 자동화의 확산은 가속될 전망이다. 그러면 사회가 자동화 될 때 교회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가 하는 점도 우리가 주목할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네번째는 정보의 폭발이다. 인쇄술의 발달로 정보가 소수에서 다수가 공유하게 되었고, 이제는 신문이나 잡지, 서적등을 통해 정보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졌다. 아울러 현대의 정보 폭발적 증가는 과학의 확장과 과학과 새로운 기술의 연합, 뉴스, 오락, 실용적 지식의 수요증가등이 빗어낸 결과이며, 앞으로 미래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데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미래 사회의 특징으로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들고 있다. 즉 과거의 사회는 시간과 공간에 구속된 사회로 역사, 전통, 종교, 위계질서등이 지역과 더불어 중요한 사회요소였으나 미래에는 통신과 운송등의 사회간접자본의 확대로 공간은 지구전체로 확장되고 시간개념은 "24시간주기"의 개념을 넘어선다.

다니엘벨의 지적과 함께 필자는 미래사회의 특징을 "매스미디어 사회"라고 정의하고 싶다. 미디어는 새로운 르네상스라 불린다. "현대는 힘이 총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또 "Cable- Bringing the Future Home"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꿈같은 미래의 행복한 가정을 케이블(Cable)이 주도한다는 캠페인이다. 그만큼 이제 미디어에 누구나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느 글에서나 말에서도 미디어란 단어를 쉽게 찾아보게 되었다. 최근 장로교 총회에서 통합측 부총회장으로 선출된 바 있던 정복량 목사는 당선소감에서 현대는 커뮤니케이션 시대이므로 언론 매체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통해 지원하고,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일반 언론에 대해서도 별도의 언론대책위원회를 두어 매스컴 전반에 관한 선교 차원의 대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총신대의 목회대학원은 96년 겨울학기의 주제를 "정보화 사회와 목회"로 정하여 현실 가운데 부딪히고 있는 정보시대속에서 목회현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다루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미디어의 영향하에 생활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앞으로 몇년내에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으리라 예상한다. 컴퓨터와 첨단 통신기술의 결합으로 정보의 생산, 처리, 공급의 괄목할 만한 확대가 가능해 짐으로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새로운 목표와 가치 체계가 요구되고 기대치 않은 충격과 적응에의 긴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마누엘 카스텔스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아가는 특권과 책임감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이처럼 미디어의 유입이 인간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아울러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면 사회의 불균등을 심화하고, 문화의 정체성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차 미디어, 특히 방송과 같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교회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려 하는 이들은 뉴 미디어의 사용에 따른 긍정론과 부정론을 아울러 숙지함이 좋겠고, 미디어를 통해 교회 사역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매스미디어의 도전

 현대인들은 누구나 지금까지 그래왔거니와 앞으로 계속하여 미디어앞에 노출될 전망이다. 미디어가 싫어서 일부러 산속으로 들어가 살지 않는 이상 누구든지 매스미디어의 도전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현대 어디에서나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매스미디어의 특징을 구분한다면,

1. 실재적이다.(Presence) 다시말해서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의 것이며, 이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현존하는 것이다.

2. 상호작용한다.(Interactivity) 매스미디어는 미디어 매체끼리 서로 작용한다. 그래서 경쟁적 관계이기도 하고, 또는 서로 피드백하며, 상호보완적 관계이기도 하다.

3. 높은 정보역량을 가진다.(High information density) 매스미디어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없는 혹은 간직할 수 없는 높은 정보역량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때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4. 즉각적이다.(Instantaneity) 매스미디어는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에 얼마든지 정보를 흘려보내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접속매체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든지 미디어를 접할 수 있다.

5. 흥미롭다.(Conviviality) 매스미디어의 특징은 흥미에 있다. '매스'라는 말이 성립되기 위해 다양한 집단에게 많은 미디어를 흘려보내기 위해 '흥미'를 무시할 수 없다. 현대인들의 관심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는 미디어는 매스미디어가 될 수 없다.

6. 다양하다.(Multiplicity) 미디어의 특징은 다양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말과 그래픽, 사운드, 비디오등이 결함되어 다양하게 펼쳐질 때 현대인은 그 미디어를 받아들이게 된다.

7. 넼트웤되어 있다.(Networking) 과거의 미디어가 일방통행적이었다면 매스미디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정보를 과거와 같이 독점할 수 없고 이젠 어디서나 접근하여 정보를 빼내거나 추가할 수 있다.

8. 소비자화되어 있다.(Customization) 매스미디어는 일방적으로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이제는 각 유저가 원하는 대로 다양하고 많은 계층이 이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런 매스미디어가 펼쳐진 가운데 앞으로 교회가 만날 대상인 새로운 세대들은 먼저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 꿈을 가진 사람들이며, 인식적이기보다는 감정주의에 치우치며, 격식을 따지기 보다 활달한 사람들이다. 저들은 따라서 과거의 어느 누구보다 매스미디어가 자신들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기꺼이 만나려 한다. 이런 특징을 가진 매스미디어의 도전 앞에서 교회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매스미디어의 활용

 기독교는 "책의 종교"라고 불리울 만치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성경 출판 자체도 매스미디어의 부류에 들만큼 교회안에서 매스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크다. 여기서는 매스미디어를 교회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매스미디어를 접하는 교회의 입장 역시 다양하고, 또 지도자들 마다 개성이 있고, 이론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통괄적인 방법만을 소개하기로 하고 각 개인의 취향에 맡긴다.

1. 가상공간의 활용
 인터넷의 획기적인 확장으로 이젠 누구든지 가상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교회안에서 이 가상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미국에서만 매일 15,000이 신규가입하고 있는 인터넷만 보아도 본래의 정보교환의 목적과는 달리 음란싸이트나 폭력게임등에의 접속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 인터넷에 이단들이 깊숙이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얼마전 문제가 되었던 '천국의 문' 사건 여기 저들은 WWW상의 `천국의문'홈 페이지에서 교주 애플화이트(Applewhite)는 예수가 천국으로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다고 설교했던 것처럼 자신이 바로 2000년전 예수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6년 10월부터 `렙'(Rep)이라는 사용자 명으로 자신의 주장을 "신을 위해 죽는 시간?" 이라는 제하의 글에 담아 자살, 우울증, 약물남용과 관련된 인터넷 뉴스그룹들에 집중 배포함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다져왔다고 한다. 교회는 하루빨리 이 가상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선교의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가져야 한다.

2. 정보의 획득과 분산
 현대사회에 있어서 정보의 획득은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실례로 현대종합상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21세기의 가장 바람직한 인간형으로 "정보수집이 뛰어난 사람"과 "창의적인 사람"을 꼽을 정도이다. 예를들어 선교를 위해서도 정보수집은 필요하고, 교회 전도대상자를 얻기 위해서도 정보를 얻어야 하며, 보다 효율적인 교회의 교육, 훈련과 목회 사역을 위해 정보 수집과 분산등 정보교환은 꼭 필요하다.

3. 복음의 접촉점
 마샬 멕루한은 "미디어가 바로 메시지이다"(The Medium is the Massage)고 주장했지만 교회가 아무리 매스미디어를 복음전달의 도구로 사용한다 해도 미디어가 메시지일 수 없다. 메시지는 바로 복음이요, 성경이다. 교회가 만약 미디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바로 "복음의 접촉점"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복음전파에 있어서 오늘날 매스미디어는 대단한 영향력을 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와 같이 선교사를 파송하여 일대일선교를 갖는 것보다 미디어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선물로 생각한다.

4. 밝은 사회가치관 조성과 기독교문화 전파
 미디어의 특징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힘있는 이들에게 유리하도록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미디어가 '매스'로 실려질 때 진정한 가치관이나 윤리관에 어긋나는 경제원리, 혹은 정치적 집단의 유익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교회의 매스미디어 활용은 여기에 반해서 사람들의 존엄성을 높여주고, 밝은 가치관을 조성하도록 사회구조를 바꾸도록 노력한다.

이제는 바른 기독교 문화를 생산하도록 교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한 시민단체를 구성하거나 교단마다 대책위원들을 두어 대책을 마련하고 변화에 대응할 체제를 갖추워야 한다. 타락하기 쉬운 국민정서를 기독교정서로 정화하도록 노력할 때이다. 믿음있고 재능있는 많은 청지기들이 미디어 시장에 참여하고, 교회가 그러한 일들을 적극 후원해야 한다. 양질의 방송, 영화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적극 홍보해야 한다. 미디어는 그 매체 특성상 영화, 음악, 문학, 언론, 출판등 많은 문화 예술의 장르에서 종합되는 종합예술이다. 언급한 바와 같이 그 많은 채널에 공급될 문화예술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회가 그러한 문화예술을 장려하고 훗날을 내다보고 인재를 키워낸다면 장차는 상당한 선교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5. 예언자적 도구
 매스미디어는 그 자체속에 과장과 거짓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이야 말로 교회가 교회의 본연의 진실함과 예언자적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교회에서의 매스미디어 활용은 단지 교인들의 훈련과 교육등 제사장적 기능뿐 아니라 세상속에 진리를 선포하는 예언자적 기능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매스미디어의 문제

 교회가 매스미디어에 접근할 때 매스미디어에는 양면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다시말해서 우리는 매스미디어를 복음전파의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매스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특성상 부정적 측면도 인식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1. 인간성의 상실

 매스미디어를 누구나 쉽게 말하고 접할 수 있지만 문제점도 많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 싶다. 우선 대표적인 역 기능은 뉴 미디어라고 불리는 과학기술의 결과로 만들어진 미디어의 확산과 정보의 홍수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 창조적 사고의 결핍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뉴 미디어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말미암아 지금과 같은 면대면(面對面)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자취를 감추게 될 때 그에 따른 소외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일례로 구태여 은행을 찾지 않아도 모든 업무를 집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홈 뱅킹(Home Banking) 시스템이 거의 구축되어 있는데도 은행의 창구 직원들과 몇 마디라도 주고받으려고 은행까지 가는 노인들의 경우이다. 그것은 뉴 미디어의 확산으로 야기되는 인간적 소외감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는 심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메이어(Meier)라는 사람은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Communication Stress)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것은 현대인의 생활 환경이 자연적 오염과 업무의 과다로 인해 소비적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데 그 결과 자신과 무관한 정보에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른바 '미디어 소비현상'의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보의 무관성(irrelevance)은 곧 정보 감각의 둔화현상(information-incentive)을 파생시킨다. 사실 현대 미디어가 경쟁적으로 다루고 있는 메시지들의 대부분은 그 속성상 선정적이고, 일시적이며, 모조화된 이벤트가 상상하다 는 지적은 교회 지도자들이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러한 미디어 발달로 인해 오히려 현대인들의 인간성의 파괴와 상처는 회복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교회가 무분별하게 미디어를 골라 적용한다고 할 때 역시 이 미디어에 접촉하지 못하는 계층이 있으며, 또 너무나 미디어에 노출된 나머지 미디어에 중독되어 본질적인 교회, "성도들의 모임"이라는 특성을 간과하거나 우선순위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있을 수 있다.

2. 개인정보의 노출

 매스미디어 사회의 두번째 역기능으로는 뉴 미디어의 대대적인 보급으로 정보 통신의 고도화는 역으로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번 '지존파'살인자 집단들에게 강남의 대형 백화점 고객명단이 제공되어 큰 논란을 빚은 일이 있다. 지난 1990년에 폭로된 보안사의 대민 사찰 전산자료나 전화국 교환대에 설치되었다가 철거된 '블랙박스'가 국민 감시통제 목적으로 악용되어 왔다는 지적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개인에 대한 인구사회학적 정보나 개인의 소비행태에 관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기업의 마케팅 목적으로 남용될 때에 개인의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를 낳게 한다.

3. 정보공해

 뉴 미디어의 확산은 사회내의 정보 유통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활자 미디어의 경우는 그 성장도가 점점 낮아지는 반면, 전자, 통신및 영상계 뉴 미디어의 정보 유통량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막대한 정보 산출량으로 특징 되어 지기도 하는 정보 사회에서 '정보폭증' 또는 '정보공해' 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지는데 이같은 표현은 곧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보 부하량(information load)에 관한 행동연구에 의하면 정보 투하 량과 그에 대한 행동적 산출 결과 사이에는 ∩ 곡선의 관계로 나타난다. 즉 정보 투입이 늘게 되면 인간이나 조직의 정보 처리능력도 함께 증가되는데 문제는 계속되는 정보 처리능력이 한계점에 달하면 정보 수용및 이해력이 파괴되고 심지어는 예기치 않던 비도덕적인 적응행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4. 기존의 가치관과 권위의 상실

 또한 뉴 미디어 가운데 영상 미디어의 확산은 권위에 대한 상하 인식을 갈수록 둔화시키게 된다. 기존의 상업 텔레비전은 물론 24시간 계속되는 뉴스 채널이나 전문 정보채널은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자들의 개인 신상은 물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 까지도 소상히 노출시킨다. 이같은 반복되는 노출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권위에 대한 신비를 점차 저하시킨다. 지도자들에게 신비와 기대를 갈구해 오던 대중은 이제 텔레비전 앞에서 그들의 외모나 사생활에 관심을 쏟게 되고, 그들의 스캔들에 관심을 보인다. 따라서 원하던 원치 않던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인물들은 이제 그들의 사생활이 노출됨으로 엄청난 사생활의 피해를 자연히 입게 된다. 물론 일부 정치인이나 인기인들 가운데는 일부러 사생활을 노출하고, 스캔들을 만들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자 하는 인기작전및 언론플레이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정치 지도자들의 경우 영상 매체의 위력을 알기에 그 정치적 문제나 현황을 성실히 해결하려는 자세보다는 어떻게 인기를 가져 볼까? 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된다. 나아가 훌륭한 연기력을 인정받기 위해 완벽한 '영상무대'를 연출하기도 하는 것이다. 당장에는 그런 쇼와 연기가 통할 지 모르나 그 결과 정치권 모두의 불신과 지도력의 권위에 대단한 상처를 입게 되고야 만다.

교회의 경우에도 이것은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를 말하고 정보의 공유를 말한다 해도 재판하는 법정의 모습은 방송되지 않는다. 또한 국가 기밀에 관한 중대한 사항을 다루는 중요한 회의나 정책결정은 비공개로 열리며 언론에 노출시켜서는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교회는 교회 나름대로의 신성함이 있고, 그것은 때로 비밀스럽게 보존될 때 세인의 경외심을 받게 된다. 지금은 PC통신을 이용하여 개 교회 목회자의 설교자료가 공개되므로 평신도들도 얼마든지 열람할 수 있고, 성도들의 인적인 신상정보나 헌금액수, 가족사항들이 목회자들의 교회 행정 담당자의 부주의로 교회안팍에 노출되고 있다. 물론 설교 집이 출판되어 나오는 때이므로 설교자료가 노출되는 것이 무슨 문제이며, 교인들의 친교 확대로 이미 알만한 것은 다 아는데 무슨 비밀 취급하듯 해야 하나? 하는 질문도 있을 줄 안다. 그러나 목회자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 노출되는 것은 결코 평신도의 신앙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교인들 가운데도 익명을 요구하거나 자신의 가정정보가 교인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볼 때 그것은 무신경하거나 무책임한 질문이 된다.

5. 문화유입과 종속

 뉴 미디어의 확산과 관련되어 논의되고 있는 또 다른 쟁점은 집단간 혹은 사회 계급간의 정보 격차에 대한 우려와 문화 유입현상이다. 뉴 미디어의 주 이용자인 고학력, 고소득층이 뉴 미디어를 통해 정보의 독점과 정보 처리및 소화 능력을 극대화한다면 이들과 서민 대중간의 정보 격차는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뉴 미디어가 문화종속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제3세계국가들의 경제가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지배되듯 제 3세계의 매스 미디어 역시 다국적 정보 기업들의 직, 간접인 압력아래 세계 자본주의의 상업적 영향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TV프로그램을 통해 자국문화를 아시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후지 TV와 산요(三洋)전기 등은 대만, 중국, 홍콩은 물론 중동 지역까지 프로그램을 팔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음악, 영화, 패션 등이 제3세계 국가들에 수입되면 해당 지역에 수입국의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른바 선진국가들의 뉴 미디어의 가치관은 기독교적 가치관과 곧잘 대립한다. 오락, 향락, 소비주의등의 문화 패턴은 교회가 갖고 있는 종교적 이미지를 낡고 부정적인 것으로 묘사하기 쉽다. 또 뉴 미디어의 가치관은 성도들이 갖고 있었던 순수한 종교적 심성을 바꾸어 놓고 있다. 주일오전 예배 시간대에 방영되는 오락물을 통해 성도들은 이제 목사의 설교를 통해 성경의 인물들에 대해 듣고 감화를 받거나 성경말씀으로 인격의 고양을 꾀하는 대신에 성공주의, 한탕주의, 쾌락주의, 새로운 스포츠 스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텔레비전의 경우에는 상당한 우려를 갖게 된다. 네트웤마다 주요 방영시간대에 섹스와 폭력물을 방영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첨단 미디어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수많은 경제, 하이텍크, 과학 등의 정보들은 마치 새로운 종교와 같이 침투력이 대단하여 기존 종교를 대체하여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또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나 외국의 영화들 가운데는 반 기독교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뉴 에이지 홍보영화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다. 그런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시청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반기독적 성향에 물드는 것이다. 이처럼 뉴 미디어의 등장과 매스 미디어의 양산은 전통적 공동체사회를 해체시키고 이익사회의 등장으로 대체되며, 개인적 인간관계 역시 이익동기의 인간관계로 바꾸어 놓게 된다. 여기서 종교적 집단은 상당한 영향을 입게 되는데, 개인은 지금까지 사회적 정체성이나, 생활 양식, 그리고 사회적 가치의 기준을 이제는 종교적 집단에서 구하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국가나 지역에서 받아들이던 종족문화를 제치고 대중문화가 들어가 종족문화의 특성을 잠식시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교가 없어지지는 않지만 이미 종교는 생활 양식과 질을 바꾸어 놓을 만한 힘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뉴 미디어의 부정적 기능을 꼭 직시했으면 한다.

제언

 이제 마치면서 교단과 교회를 향해 몇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교단 컴퓨터 통신망의 설치

 이미 한국교회는 한국교회네트및 크리스챤네트등 몇개의 기독교정보 통신망과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등 일반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기독교 통신망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자료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것은 도시의 목회자들보다는 지방의 목회자들에게 호평을 받는데 그 이유는 각종 설교자료나 교육자료, 논문자료, 기독교 정보들을 싼값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얻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교단내에 이미 상당수의 목회자들이 컴퓨터를 갖고 있으나 설교작성이나 교적관리등의 범주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우리 교단에서 기존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CUG라고 불리우는 패쇄 사용자 그룹 방식의 통신망을 구축하여 교단의 소식은 물론이며, 공지사항, 선교소식, 교회 개척지 정보, 교회성장 정보, 교단 임역원의 화상 회의와 목회자 연속교육이나 세미나등을 위해 활용한다면 지방에서 일부러 서울 총회본부에 까지 올라올 것 없이 지역교회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공지사항을 접수하거나 바로 회의와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교단본부에서 수많은 문서를 만들고 배포하는 비용을 줄인다는 예산절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교회의 특성상 만나야 무언가 공감대가 이루워지고 얼굴과 얼굴을 대해야 일이 풀린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으나 앞으로 점점 심화되는 교통난을 예상할 때 함께 만나는 일은 점점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어 빨리 통신망을 만들어 화상회의와 멀티미디어를 교회 교육과 목회 정보교환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하겠다.

미디어 센터 설립

 통신망구축과 아울러 교단이 할수 있는 정보화 전략으로 미디어 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제안한다. 21세기는 분명 미디어세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므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전도전략을 논할 수 없다. 우리 성결교회는 이미 초창기 '활천'의 창간으로 활자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였다. 현재 각 교회는 거의 모두가 주보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교단이 미디어 센터를 만들어 여러가지 교육 도구와 교회소개와 홍보, 새신자가이드, 전도지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을 도와 준다면 개 교회들로서 무척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미디어 센터에서는 멀티 이미지 프레젠테이션(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교회소개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 몇몇 교회에서 설교전파용으로 사용하는 오디어, 비디오테잎 제작을 도와주고, 교회의 새신자및 각 기관용 교육 교재를 만들어 보급할 수도 있다. 교회나 교단 역사와 여러가지 회의록, 예산안등을 시디 롬(CD)으로 제작하여 보관하게 한다면 나중에 훌륭한 교회사의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이 미디어 센터를 이용하여 교단신문을 제작하고, 잡지를 만들며, 교단 출판물을 제작 할 수 있겠고, 사진을 보급하고, 라디오와 텔레비젼의 교단 홍보용 프로그램, 혹은 선교용을 제작하여 활용할 수 있다. 또 라디오와 텔레비젼을 통해 자신의 설교를 전파하기 원하는 목회자들을 위해 녹음, 촬영용 스튜디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상당수 대학처럼 그리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훌륭한 시설을 만들어 이용할 수 있다. 우리 교단도 일반 기업들이 예산을 출연하여 대학을 지원하는 이른바 '산학협동'식으로 교단에서 신학교를 지원하여 현재의 신학교 내에 미디어 센터를 설립한다면 학생들의 실습용, 교수들의 연구용과 아울러 교단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작받는 일거이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매스미디어 대책위원회 설립

 이미 여러차례 제안한바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매스미디어 대책위원회를 교단내에 설치하여야 한다. 사회 생활중에서나 혹은 목회현장에서 실감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현재 보여지는 신문, 잡지, 방송등 매스 미디어들과 전화나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음란 퇴폐적인 정보가 어린 청소년들 층에 널리 전파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국민 정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필자는 "21세기의 이단은 반 기독교 문화운동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 통일교나 여호와의 증인, 혹은 구원파나 몰몬교등을 주목하며 적극 대처하자고 목청놓는 분들이 적지않지만 실은 청소년들과 교회안의 젊은 이들층에 널리 퍼져있는 '반 기독문화'는 이들 이단보다 더 악질적이면서도 방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반 기독문화운동'은 텔레비젼과 라디오, 아이들이 즐겨보는 스포츠 신문, 가수, 모델, 텔렌트등 연예인들과 스포츠 우상들 가운데 널리 확산되어 있어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아름답고 순결해야 할 교회 청소년들과 새벽 이슬같은 교회청년들의 영혼을 흔들어 놓고, 가정윤리를 파괴하며, 기존 도덕과 질서에 대항케 한다. 이들 반 기독문화에 젖은 청소년들은 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거나 부모의 권유로 나와도 무관심하거나 이미 교회안의 다른 청소년들에게 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교단에서는 지체하지 말고 매스미디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이들 미디어 매체들을 감시하고 반 기독문화운동의 확산을 저지하며, 이들 매체들이 바르게 활용되도록 격려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21세기를 불과 몇년 남겨둔 지금 우리는 매스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자문하길 바라며 위의 세가지 - 컴퓨터통신망설치, 미디어센터 설립, 매스미디어 대책위원회 설립- 등이 하루 속히 이루워져서 알차고 견고한 교단, 모든 목회자가 기뻐 사역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교단, 서울과 지방에 똑같은 정보가 같은 시간대에 전파되는 선진화된 교단, 장래의 문제와 아픔을 예방하고 성도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교단, 미래 한국교회의 지도자를 키우는 아름다운 교단, 그리고 활발하게 부흥되는 교회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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