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고고학(Biblical Archaeology)
김 성교수(연대 성서고고학)
1. 성서 고고학의 정의 및 연구 범위.
성서 고고학은 성서의 시대와 성서와 연관된 지역들의 유적과 유물들을 발굴을 통하여 추적 분석하고, 당시의 물질문명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옛사람들의 생활상을 재구성해 보려는 학문적인 시도이다. 학문적 관점에서 고고학이 지리적 제한을 받는이상 성서 고고학은 실제로는 1948년에 독립국가로 탄생한 이스라엘의 고고학이다.
시대적 범위에서 성서 고고학은 이스라엘의 성서 시대 즉 초기 청동기 시대 (서기전 3300-2200)부터 신약시대인 서기 1세기 까지의 고고학이 된다. 성서 고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올브라이트(W.F. Albright)는 성서 고고학 연구의 시대적 범위를 팔레스타인에서 농경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던 신석기 시대 (서기전 8500-4300년)부터 신약성서의 배경인 초기 로마시대 (서기전 63-서기 135년)까지로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성서 고고학 연구의 지리적 범위는 주로 이스라엘로 국한되며, 경우에 따라서 이스라엘의 인접국가들인 요르단,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터키, 이라크, 이란, 사이프러스, 그리이스, 및 이탈리아 등으로 확장될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이스라엘의 주변국들이 아랍국가들로서 더이상 자국의 고고학을 유대인들의 경전인 성서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정치적 배경에서는 현재 이스라엘 국가의 영토가 실질적인 성서 고고학의 지리적 영역으로 여겨진다
2. 성서 고고학 발굴의 역사
초기의 성서 고고학은 문자 그대로 성서의 여러가지 사건들의 역사성을 현지 탐사 및 발굴을 통하여 확인하고 증명하려 하였다. 본격적인 발굴이 시도되기 전에는 현장답사를 통하여 주로 성서의 지명들을 확인하여 지도상에 표기하는 일종의 지리적 탐사작업이 수행되어졌다. 성서 고고학이 성서의 역사적 배경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이상, 성서에 기록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고고학적 발굴을 통하여 재구성된 역사사이의 비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다.
초기의 성서 고고학자들은 주로 팔레스타인 지방의 지리연구에 몰두하여, 성서에 나타나는 고대 도시들을 지리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많이 하였다. 1865년에 영국에서 결성된 "팔레스타인 탐사기금 (Palestine Exploration Fund)"은 성지의 고고학, 풍속, 지리, 자연환경등을 연구하기 위하여 당시의 영국여왕을 후원자로 하여 모금하기 시작 하였다. 이 기금으로 설립된 학회의 목적은 이 연구단체가 발행하는 학회지에 다음과 같이 요약되어 있다. "성서의 쉬운 이해를 위한 성지의 역사, 고고학, 지리학, 관습 등의 정확하고도 체계적인 조사". 19세기 말부터 일반 고고학의 발굴이 그 이전까지의 도굴과 유물채집의 수준을 벗어나 차츰 과학적인 방법론들이 도입되면서 부터 성서 고고학도 단순히 성서에만 의존하는 것을 탈피하여 고대 이스라엘 지역의 유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의미에서 성서 고고학의 발굴의 기원은 1890년 페트리(F.M. Petrie)에 의한 텔 엘헤시(Tell el-Hesi) 발굴로 부터 시작된다. 이 곳을 성서의 라기스로 착각한 페트리는 이집트에서 쌓은 발굴 경험들을 토대로 주거층에 따른 토기 모양들의 변화에 착안하여, 주거층론과 토기 연대추정을 확립하였다. 페트리의 발굴 이후에 계속해서 젤린(E. Sellin)의 타아낙(Taanach) 발굴(1902-1904), 마칼리스터(R.A.S. Macalister)의 게제르(Gezer) 발굴(1902-1909), 젤린(E. Sellin)과 바찡어(C. Watzinger)의 여리고(Jericho) 발굴(1907-1909), 하바드 대학팀의 사마리아 발굴(1908-1910), 올브라이트(W.F. Albright)의 텔 베이트 미르심(Tell Beit Mirsim) 발굴(1926-1932), 시카고 대학팀의 므깃도(Megiddo) 발굴(1925-1939), 펜실베니아 대학팀의 벳샨(Beth Shean) 발굴(1921-33), 페트리의 텔 엘 아줄(Tell el-Ajjul) 발굴(1930-1934), 스타키(J. Starkey)의 라기스(Lachish) 발굴(1932-1938) 등이 이어지면서 발굴 방법론이 점차 발전하였다. 2차 대전이후 영국적 발굴방법인 소위 휠러-케년(Wheeler-Kenyon)식이 케년(K.M. Kenyon)의 예리코 재발굴(1952-1958)에서 적용되어 텔의 가장자리에 깊은 홈(Trench)을 파서 주로 주거층들의 수직적인(연대적인) 상관관계를 일목요연하게 규명할수 있게 되었으며, 한편으로 라이트(G.E. Wright)가 중심이 된 미국팀의 세겜 발굴(1956-1964)에서는 텔 전체에 산재한 주요 건축물들의 시대적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수평적 개념의 발굴방법이 강조되었다.
히브리 유니온 대학(Hebrew Union College)의 게제르 재발굴(1964-1973)에서는 앞의 두 방법론을 적절히 조화시켰으며, 특히 삼차원적으로 규정한 특정 위치의 임의의 공간을 "로쿠스(Locus)"로 독립시킴으로써, 발굴된 유적과 유물들을 위상에 따른 체계적 분류 및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1948년 이후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에 의한 발굴은 그때까지 축적된 발굴 기술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많은 유적지에서의 대규모 발굴이 지속되었다. 야딘(Y. Yadin)의 하솔(Hazor) 발굴(1955-1958)과 맛사다(Masada) 발굴(1963-1965)을 통하여 고고학 역사상 처음으로 자원 봉사자들에 의한 발굴이 체계화 되었다. 1994년 현재 이스라엘에서 진행중인 성서와 관련된 주요 발굴들은 다음과 같다.
단(Dan), 가이사랴 빌립보(Banias), 벳세다(Tel Julia), 하솔(Hazor), 도르(Dor), 벳샨(Betn Shean), 므깃도(Megiddo), 이즈르엘(Tel Jezreel), 에크론(Tel Miqne), 아슈켈론(Ashkelon).
3. 텔(Tell)과 발굴
성서의 배경지역들은 대략 오늘날의 중동지역과 많은 부분이 일치하는데, 이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고대의 유적지들은 독특한 형태의 언덕을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폐허의 언덕을 아랍어로 텔(Tell)이라고 부른다. 옛날 사람들이 새로운 지역에서 정착하기 시작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장소를 선택하였다. 첫째, 근처에서 쉽게 물을 구할수 있는곳, 둘째,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하여 관측과 방어에 유리한 곳, 셋째, 주위에 경작할수 있는 비옥한 들판이 있는 곳, 넷째, 교통의 요충지로서 무역로와 군사로를 통제할수 있는 곳 등이다. 현재 중동 지방에서 흔히 볼수있는 텔은 원래부터 주위보다 현저하게 높았던 언덕에 위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너져서 퇴적된 흙벽돌들의 흙과 건물벽의 기초로 사용되었던 돌들로서 쌓여진 흙언덕을 이루고 있다.
지역적 기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흙벽돌 건물들은 우기의 비바람과 건기의 열풍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오래 견디지 못하고 쉽게 무너져 버린다. 그다음에 다시 집을 짓기 위해서 무너진 흙벽돌의 잔재를 평평하게 고른 다음 주거지 밖에서 돌들을 가져다가 기초를 쌓고, 주위에서 쉽게 만들수 있는 새로운 흙벽돌로서 다시 벽을 올리고 새 집들을 완성하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너진 옛 집터에 새로 집을 지을때 바닥에 수북이 쌓인 돌과 흙더미를 치우지 않고 바로 그위에 다시 새집의 기초를 놓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은 마을 밖에서 마을안으로 계속해서 건축자재인 흙과 돌들을 유입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집짓기 과정이 같은 장소에서 수 천년 동안 오래 지속되다 보면 주거지의 지반이 상당히 높아져서 오늘날 볼수있는 텔을 이루는 것이다. 고고학의 기초적인 방법론은 발굴인데, 성서 고고학에서는 특별히 로마시대의 유적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흙언덕인 관계로 독특한 과장을 통해 축적된 텔의 발굴이 주된 방법론이다. 발굴 목적에 부합되는 텔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지표조사(Surface Survey)를 통하여 그 곳의 주거 연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은 발굴 예산을 확보하고 현장 지도와 분속을 맡을 고고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탭진과 발굴작업에 직접 종사하는 일반인들로 구성된 발굴단을 조직한다. 이스라엘에서의 발굴은 건기(4-10월)에 주로 행해지며 예산에 따라 한달에서 네달까지 다양한데 발굴이 여러해 동안 지속되는 만큼 한해의 수집된 유물들을 충번히 분석할수 있을 만한 시간적 여유를 고려하여 매해의 발굴 기간을 결정한다.
성서 고고학 발굴의 초창기에는 탤을 발굴할때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후시대의 주거층의 전체를 한겹씩 벗겨나가는 식으로 파내려 갔지만 한번 발굴된 것은 이미 그 역사적 가치가 사라지게 되고 특별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요즘에는 텔의 몇몇 중요한 부분들을 선정하여 수직으로 파내려가서 특정지역의 시대적 연속성을 규명해 보려는 발굴을 주로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텔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성벽 및 성문 지역, 텔의 중심부 약간 높은 곳에 있는 궁전과 신전 및 부속 창고들, 그 외의 일반 주거 지역등을 중점적으로 발굴하게 된다. 고고학적 발굴은 문자 그대로 땅을 파는 작업인데, 조금씩 파내려 가면서 주거층의 흙바닥들을 차례로 확인하며, 건물의 기초들을 보존하고, 그들 사이에 파묻혀 있던 온갖 종류의 유물들을 수집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대부분의 구약시대 도시들의 집들은 돌로 쌓은 기초위에 흙벽돌로써 벽을 올리고 나무가지를 걸쳐서 지붕을 엮었기 때문에 집의 무너진 잔재를 발굴하게 되면 불에 탄 지붕재료, 무너진 흙벽돌의 퇴적층, 집바닥에 널려있던 토기 조각 및 기타 유물들, 그리고 단단하게 눌리어진 집바닥층 등의 네 층으로 구분된다. 이 네 층을 모두 합쳐서 고고학적 용어로 한 주거층(Stratum)이라고 부른다. 이스라엘내에서도 지형적 특성에 따라 산악지대에서는 돌을 많이 사용하였고 저지대나 광야지역에서는 흙벽돌을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약간 다른 발굴 방법론이 적용 되기도 한다.
4. 성서 고고학의 연구 방법론
성서 고고학에서 가장 기초적인 방법론인 발굴을 수행하고 나서는 밝혀진 유적과 유물들에 대한 분석 및 해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고고학에서 기본적으로 묻는 질문들은 첫째, 발굴된 유적과 유물이 "무엇인가"라는 구체적인 묘사에 관한것이고, 둘째는, 출토된 지점과 원래의 출처가 "어디인가"라는 유적과 유물의 지리적 기원에 관한 것이며, 마지막으로 발굴물의 시대적 기원에 관한 "언제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마지막의 유물들의 연대추정에 관한 물음은 고고학적 연구의 최종적 결론인 동시에 성격상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다행이 같은 지점에서 발견된 역사적 문서 및 기록물들을 통하여 비교적 쉽게 연대추정이 가능하지만,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와는 달리 발굴현장에서 기록물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이스라엘에서는 자연히 기록물 다음으로 연대추정의 기준이 될만한 특정 유물에 의존할수 밖에 없게 되었다.
성서 고고학의 독특한 세 가지 연구 방법론은 주거층론(Stratigraphy), 유형론(Typology), 그리고 토기 연대추정(Pottery Chronology)이다. 주거층론은 텔 자체가 여러개의 주거층(Stratum)으로 구성되었다는 전제하에 상대적으로 밑의 주거층이 위의 것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는 기본적인 연대추정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특정 유물의 절대 높이가 매우 중요한데, 경사진 곳에서는 절대높이의 비교로서 유적의 상대연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집이 무너져도 원래의 상태를 잘 보전하고 있는 돌기초의 위치에 따라 주거층이 결정되는 등의 비교적 복잡한 분석과 판단을 필요로 하고 있다. 유형론이란 주로 발굴에서 수집된 유물에 적용되는 방법론으로서 겉모양이 비슷한 것끼리의 비교를 통해서 유물의 지리적 시대적 기원과 발전 등을 유추하는 분석의 한 방법론이다. 이 유형론은 특별히 토기 분류에 결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토기 연대추정은 토기의 모양중에서도 특히 아구리 부분(Rim)이 시대적으로 자주 변천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30-50년의 단위까지 세분하여 상대 및 절대 연대의 추정이 가능한 일종의 토기 유형론에 의한 연대측정 방법론이다. 19세기 말이후 지속적으로 축적된 이스라엘 여러 지방의 다양한 시대의 토기들의 유형으로 인해서 오늘날에는 토기 달력이 잘 정리 되어 있기 떄문에 어떤 지역에서 출토된 토기라도 비교적 정확하게 연대를 추정할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성서 고고학에서의 가장 믿을만한 시대판단의 기준으로서 "비교 토기연대"는 팔레스타인에서의 토기제작 시기 (서기전 6000년)이래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50년 내외의 연대추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5. 성서 고고학의 출판물
발굴의 결과는 현장의 유적과 수집된 유물들인데 이들에 대한 보고서의 출판을 통해서 비로소 일반 성서학자들이 발굴결과를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따라서 보고서가 출판되지 않은 발굴은 학문적으로 무의미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성서 고고학계에서는 규정을 통하여 발굴이 끝난후 정해진 기일내에 최종 보고서를 출판하도록 하고 있다. 발굴이 진행되면서 매일 새롭게 파헤쳐진 유적은 사진촬영과 실측도를 작성하여 단계별로 기록을 유지한다. 수집된 유물들의 경우 토기류는 크기에 따라 1/5 또는 1/10의 축소그림과 사진으로 보관하며 기타 유물도 마찬가지로 사진과 축소그림 또한 물질적인 분석과 유형론적인 비교를 시도한다. 이러한 분석이 끝나면 현장의 유적과 함께 유물에 대한 보고서를 출판하게 되는데, 출판 싯점에 따라 초기 보고서(Preliminary Report), 중간 보고서(Interim Report), 그리고 최종 보고서(Final Report)로 분류된다.
이중에서 최종 보고서가 가장 중요하며, 여기에는 발굴에 관한 총체적인 평가외에도 주로 건축물들로 구성된 유적의 객관적 묘사 및 해석과 유물들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거층별 시대에 따른 유적지의 거주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최종 보고서의 부록편에는 유적과 유물의 사진 및 그림, 특히 주거층별로 정리된 토기도판이 수록된다. 성서와 관련된 한 장소를 발굴하여 마지막의 최종 보고서를 출판한후에야 비로소 그 장소에 관한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발굴 보고서와는 별도로 성서 고고학에 관한 저서는 성서와 관련하여 창세기부터 차례대로 해당 귀절들의 고고학적 설명을 시도한 일반서적과 이스라엘의 고고학을 시대별로 정리한 전문서적으로 양분할수 있다.
이 중에서 성서 고고학의 전문서들은 대표적 고고학자들의 저서들로 올브라이트(Albright 1939), 라이트(Wright 1957), 케년(Kenyon 1960), 아하로니(Aharoni 1982), 마자르(Mazar 1990), 벤토르 편(Ben-Tor ed. 1992), 프릿츠(Fritz 1994)등이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지금까지 수행된 이스라엘의 발굴 결과들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한 네권의 "성지의 고고학 발굴 백과사전"은 성서고고학의 필수적인 자료집이 되고 있다(Avi-Yonah & Stern eds. 1975-8; Stern ed. 1993).
6. 성서 고고학의 시대구분
일반 고고학계의 시대구분은 전통적으로 고대인들이 사용했던 도구의 재질에 따라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그리고 철기 시대로 나뉘어 지는데 성서 고고학에서도 이 구분을 따르고 있으며 단지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사이에 일종의 금석 병용시대인 동석기 시대를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 신석기 시대(Neolithic Period: 서기전 8500-4300).
◈ 토기이전 신석기 시대(Pre-Pottery Neolithic Period: 서기전 8500-6000).
◈ 토기 신석기 시대(Pottery Neolithic Period: 서기전 6000-4300).
◈ 동석기 시대(Chalcolithic Period: 서기전 4300-3300).
◈ 청동기 시대(Bronze Age: 서기전 3300-1200).
◈ 초기 청동기 시대(Early Bronze Age: 서기전 3300-2250).
◈ 중기 청동기 시대(Middle Bronze Age: 서기전 2250-1550).
◈ 후기 청동기 시대(Late Bronze Age: 서기전 1550-1200).
◈ 철기 시대(Iron Age: 서기전 1200-586).
서기전 586년의 바빌로니아에 의한 예루살렘의 함락으로 끝나는 철기 시대 이후의 고고학적 시대구분은 당시 팔레스타인을 점령 통치했던 주변 강대국들에 따라 각각 바빌로니아 시대(서기전 586-530), 페르시아 시대(서기전 530-330), 희랍 시대(서기전 330-66), 로마시대(서기전 66-서기 330), 비잔트 시대(서기 330-630) 등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성서 고고학에서는 현재 이스라엘 고고학의 시대구분의 기준에 따라 철기 시대까지만 범위로 넣고 있으며, 그 이후 시대는 역사학과의 밀접한 교류에 따른 희랍과 로마시대를 포함하는 독립적인 고전 고고학(Classical Archaeology)으로 연구되고 있다. 고전 고고학의 중심지는 역시 현재의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성서 고고학의 전통적인 시대를 서기전 586년으로 한정시키는 경향도 있다. 좀더 세분된 성서 고고학의 각 시대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토기 이전 신석기 시대(Pre-Pottery Neolithic Period: 서기전 8500-6000)
이 시대의 문명은 나투프 문명(Natufian Culture)이라고도 불리우며 소위 팔레스타인에서 처음으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여리고)가 건설되었고, 농업혁명으로 인한 정착경제의 발전과 목축업이 시작되었다.
(2) 토기 신석기 시대(Pottery Neolithic Period: 서기전 6000-4300)
이 시대의 문명은 야르묵 문명(Yarmukian Culture)이라고 불리우며 이 시대에 와서야 비 로소 처음으로 토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토기가 특정지역의 고유한 민족 집단에의해 독 특하게 제작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대구분 및 인종집단 구분의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3) 동석기 시대(Chalcolithic Period: 서기전 4300-3300)
이 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인류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금속인 구리가 도구제작에 이용되었으며, 또한 석기도 함께 사용되었다. 트랜스 요르단 사해북부의 텔레일랏 가슐 (Teleilat Ghassul)에서 이 시대의 거주흔적이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 시대의 문명을 가슐 문명(Ghassulian Culture)이라고도 부른다. 특별히 엔 게디 남쪽의 미슈마르(Mishmar) 동굴에서 발견된 436점의 구리제품은 이 시대에 벌써 고도의 구리제련술이 발달되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4) 초기 청동기 I 시대(EB I: 서기전 3300-3050)
이 시대는 고대근동 전체에 있어서 역사상 처음으로 문자가 발명된 시기이고 이의 여파 로 정착경제가 가속화되고 다른 지역과의 교류도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특히 이 시대에 이집트와의 문물교류가 이루어졌음이 팔레스타인에서 발견된 이집트 토기를 통하여 밝혀 졌다.
(5) 초기 청동기 II 시대(EB II: 서기전 3050-2700)
이 때부터 본격적인 도시문명이 근동지방 전체에서 발달되기 시작하였다. 이집트에서는 소위 제 1 왕조가 수립되었으며 이의 영향으로 가나안 지방에서도 성벽으로 둘러쌓인 도 시들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6) 초기 청동기 III 시대(EB III: 서기전 2700-2250)
이 시기는 도시문명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대이며, 조직적인 국제무역의 흔적을 토기나 장신구등의 물질문명에서 잘 찾아볼수 있다. 이때 번창했던 도시들로는, 하솔, 벳 예라크, 벳샨, 므깃도, 아이, 예리코, 야르뭇트, 텔 엘헤시, 텔 에라니, 텔 할리프 등을 들수 있다.
(7) 중기 청동기 I 시대(MB I: 서기전 2250-2000)
서기전 2250년을 전후하여 가나안의 초기 청동기 도시들이 파괴되었고 그 이후 250여년 동안 일종의 쇠퇴기를 맞게 되며 이집트의 제1중간기(제7-11왕조)와도 일치하고 있다. 이 시대는 수직갱 무덤(Shaft Tomb)이라는 독특한 매장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당시 성행 했던 유목민들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8) 중기 청동기 II 시대(MB II: 서기전 2000-1550)
이집트의 중왕국의 발달과 함께 가나안에서도 새로운 도시국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역사시대 전체를 통하여 가나안의 문명이 최고로 발달한 시대였다. 물질문명의 척도인 토기제작면에서도 고속물레(Fast Wheel)를 이용한 고품질의 얇은 토기들이 멀리 이집트까지 수출되었고 파이안스(Faience)와 알라베스터(Alabaster) 용기들도 가나안 자 체의 기술로 대량생산 되었다.
(9) 후기 청동기 I 시대(LB I: 서기전 1550-1400)
이집트의 제15왕조인 힉소스의 추방의 여파로 중기 청동기 도시국가들이 대부분 파괴되 면서 약 100여년의 과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집트 신왕국의 제18왕조의 출범과 함께 이 집트는 역사상 처음으로 시리아 지방으로 진출하면서 가나안은 이집트의 식민지로 전락 하게 되었다.
(10) 후기 청동기 II 시대(LB II: 서기전 1400-1200)
아마르나(Amarna)시대라 불리우는 서기전 14세기의 가나안은 이집트를 종주국으로 그 지배하에 근처의 마을들을 통치하는 도시국가들이 있었다. 발굴을 통하여 이집트식 신전 및 궁전이 므깃도와 벳샨에서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이집트가 이 도시들에 총독부를 두고서 가나안을 다스린것으로 추정할수 있다.
(11) 철기 I 시대(Iron I: 서기전 1200-1000)
서기전 1200년을 전후해서 고대 근동지방에서 암흑기(Dark Age)라고 불리우는 문명의 위기가 발생하는데 이 쇠퇴기는 그리스에서 발생한 도리아족(Dorians)의 이동에서 부터 비롯되었다. 특별히 지중해 연안을 휩쓴 해양민족의 이동으로 막강했던 헷 제국이 몰락하 고 시리아와 가나안의 여러 도시국가들이 파괴되면서 여러지역에서 새로운 민족의 유입 이 발생하고, 가나안 지역에서는 주변의 권력공백을 틈탄 약소민족들이 각각 아람, 페니 키아, 블레셋, 암몬, 모압, 에돔등의 왕국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이 시대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목이음 항아리(Collar Rim Jar)"의 추적을 통하여 이스라엘 민족의 가나안 진입 과 주거분포를 추적할수 있게 되었다.
(12) 철기 II 시대(Iron II: 서기전 1000-586)
다윗왕조의 수립과 함께 이스라엘의 독특한 문명이 발전되었으며, 비교적 구약성서의 역 사서의 기록과 발굴을 통한 주거분포가 일치하는 등 이 시대는 성서 고고학의 중심시대 로 간주된다. 북쪽의 단(Dan)에서부터 남쪽의 가데스 바네아(Kadesh Barnea)와 쿤틸랏트 아즈루드(Kuntilat Ajrud)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독특한 양식의 요새가 많이 건설되어 서, 이스라엘의 실제적 통치영역과 고유의 물질문명의 지리적 분포를 쉽게 추정할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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