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글 / 하나님께 상달하는 부르짖음  

 

출애굽기 2장 23∼25절

고난의 부르짖음과 해방의 응답은 출애굽 사건의 핵심입니다. 요셉과 야곱 가문의 애굽 생활은 끝까지 평화가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후대의 왕들은 요셉을 알지 못했고 이스라엘의 번성은 애굽에 위협적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견제가 심화됐고, 이스라엘의 고통은 가중됐습니다. 길고 긴 430년의 고역을 끝내고 해방의 감격을 이룬 첫걸음은 이스라엘의 탄식하는 부르짖음이었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을 기억하셔서 이 부르짖음에 응답하신 것입니다.

95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일본의 식민 지배에 맞서 한반도 전체를 부르짖음으로 채웠습니다. 성별과 나이, 지역과 이념 종교를 뛰어넘어 모두가 하나 돼 평화적으로 독립을 부르짖었습니다. 비록 곧바로 독립과 해방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해도 훗날 해방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3·1운동과 같은 거대한 부르짖음의 물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3·1운동은 일제의 강점에 숨죽이고 있던 중국과 아시아의 영혼을 흔들어 깨웠고 해방의 그날까지 잔잔한 물결이 되어 해방과 평화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3·1운동에 한국교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는 사실은 우리교회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향방을 제시합니다. 95년 전 한국교회는 규모는 작았지만, 사회의 기대에 충분히 응답했습니다. 그 대가로 교회는 끔찍한 핍박을 받았지만 교회의 수난은 암울한 일제시대의 우리 민족에게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세계정세 특히 동북아의 정세가 격동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거대화와 일본의 전쟁국가로의 회귀 움직임이 주요 요인입니다. 뿌리 깊은 일본의 전쟁집단들은 2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형성된 평화헌법을 치욕으로 여기며 이를 폐기하려는 운동을 끊임없이 추동해 왔습니다. 또 문화와 교육, 군과 산업 분야 등에 걸쳐 제국의 향수를 조직적으로 되살리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의 치욕을 겪은 우리는 300년 후 일제의 침략을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은 불가능할까?’ ‘미국은 정말 우리를 끝까지 지켜줄까?’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잦은 지진 및 쓰나미 등으로 피폐해져가는 상황이 언젠가는 대륙침략이라는 일본의 숙원을 실행하는 동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진지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똑같은 실패를 범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3·1절 공동기도회를 합의했습니다. 사정 상 각자 기도회를 열 수밖에 없었지만, 남북 교회가 하나 돼 감사하며 부르짖은 것입니다. 잠시 멈추었던 남북교회의 기도행진은 올해 다시 ‘3·1운동 95돌 기념 공동합의문’을 발표함으로써 새롭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북 교회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과 전쟁야욕을 무너뜨리기 위한 운동을 힘차게 벌여나갈 것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국면을 열어 나가기 위해 적극 연대해 나갈 것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대단히 뜻깊은 부르짖음입니다. 제국주의의 침략 앞에서 남과 북의 분열은 죄악입니다. 반대로 역사의 위험을 감지하면서 하나님께 한마음으로 부르짖는 것은 3·1운동의 중심에 섰던 한국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입니다. 이스라엘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신 하나님께서 남북교회의 기도에 똑같이 응답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훈삼 성남 주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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