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글 /교회생활에 목숨 걸지 맙시다 


많은 교회가 주일 저녁예배를 오후 시간으로 앞당긴 것은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심지어 그것이 사라진 교회도 있습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도 주일 오후 예배를 3시에 드립니다. 다른 교회는 어떤 의도에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오후 3시에 오후 예배를 드리고 4시쯤 주일의 모든 예배를 마친 뒤 집에 돌아가도록 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혀주곤 합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이 주일에는 너무 바빠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일 저녁은 온 식구가 함께 대화하고 식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를 말해 주고 식구들만의 좋은 시간을 갖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행사 외에는 가능한 한 주일 오후 시간에는 어떤 일도 만들지 않습니다. 한 주간 내내 매우 바쁜 일정들로 인해 가족들이 한 상에 둘러앉을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데 주일만이라도 가족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특징은 모든 성도가 가능한 한 한 가지 사역만 하도록 권하고 있으며 제도도 그렇게 바꾸었습니다. 남녀 전도회나 구역 등의 조직을 한 가지로 통합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는 그 한 가지만 하고, 찬양대원 역시 찬양대 한 가지만 하도록 했습니다. 그것을 통해 전도회나 구역 활동이 모두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여타의 성도들도 한 가지 원하는 ‘뜰’이라는 조직에서 활동하도록 합니다. 구역, 전도회, 그리고 주일학교나 성가대 등 여러 분야를 모두 섬기느라 바쁜 교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의 멀티 플레이어들은 주일이면 매우 바쁘고 피곤하게 하루를 보낼 뿐 아니라 주중에도 이런 저런 모임을 섬기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경향들이 많음을 보아왔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교회에 목숨 걸지 말라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 정성을 다해 예배하고 한 가지 교회 공동체에서 섬기며 여타 시간은 예배드린 사람들답게 일터와 가정 등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누구보다 정직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 가족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 역시 주님의 일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목회자만큼 중요한 소명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나가서 모든 일을 주님 섬기듯 하고 정직한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정의를 지켜간다면 세상은 놀랍게 변할 것이라 믿습니다.

교회생활이 너무 바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봉사가 너무 벅찬 나머지 월요일 출근길이 무겁거나 일터에서 꾸벅꾸벅 조는 일을 주님께서 결코 원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무대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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