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복음없는 교회
어떤 유명한 목사님의 장례식장에서 겪은 일이다.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추모사에도 설교 내용에도 '주님'이 없었다. 고인의 생전 업적만 줄줄이 나열될 뿐이었다. 주님이 그를 선택해 믿음과 성령의 능력으로 주님이 맡기신 사명을 감당했다는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고인이 질그릇이라면 그 안에 주님의 보화가 담겨진 덕분에 그의 삶이 그렇게 빛난 것이었을텐데….' 씁쓸한 마음이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목회자들의 설교 가운데서도 종종 예수의 십자가를 비켜갈 때가 적지 않다. 구약의 율법이나 신약 서신의 교훈을 인용해 윤리나 도덕을 강조할 뿐 정작 우리의 영혼을 적시고 살리는 예수의 복음은 없는 것이다. 이것이 곧 타락이며 영적 재앙이다. 또한 마귀가 들어올 틈을 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늘날 기독교 침체의 원인은 외부에 있지 않다. 바로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교회 안에 있다.
서재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겨자씨] 기도
아마도 한국교회사에서 정암 박윤선 박사만큼 경건하고 기도에 열정적이었던 분도 드물 것이다. 교수 시절 산에 올라가 기도하다가 수업 시간이 임박해 기도 방석을 끼고 달려오기 일쑤였으며, 때로는 기도하며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히기도 했고, 버스에서 내려야 할 곳에서 내리지 못하고 종점까지 갔던 일화들이 많다. 임종에 이르러서도 기도하는 일에 전념했고, 병원에 찾아온 내방객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곤 했다.
한번은 필자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볼티모어까지 그분을 모시고 간 적이 있었다. 차로 2시간30분을 달리는 동안 그는 사적인 말씀 없이 오직 기도하는 데만 집중했다. 가끔 중얼거리고, 또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차에서 내린 후 박 목사님은 놀라워하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씀했다. "오 목사! 늙어서 육신이 쇠하면 기도하는 것도 힘들어. 젊었을 때 많이 기도해야 해." 경건은 기도에서 나오며, 기도의 능력은 젊을 때부터 실천함으로써 얻게 된다.
오덕교 목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겨자씨] 늙지 않는 신앙
우리 교회 정 장로님은 90세 할머니다. 5남1녀를 잘 기르셔서 아들 넷은 장로, 딸은 사모가 되었다. 내가 예배 인도를 마치고 내려올 때면 꼭 신발을 바로 놓아주신다. 꽤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1년에 몇 차례씩 자식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모아 꼬깃꼬깃한 봉투에 넣어 내 주머니에 찔러주신다. 작년부터는 약간의 치매 기를 보이더니 1000원을 1만원으로 혼동하시는 것 같다. 웃는 모습이 천생 소녀다. 조금만 포옹을 하고 손을 잡아드려도 수줍어 어쩔 줄을 모른다. 신앙인은 늙어도 아름답다.
짐승과 달리 인간은 늙어가도 영적 성숙을 계속한다. 85세의 갈렙이 가장 험준한 헤브론 산지를 달라고 했다. 120세의 모세는 눈이 흐리지 않았고 기력이 쇠하지 않았다. 몸은 늙어도 신앙은 늙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 16).
김흥규 목사(내리교회)
[겨자씨] 삶은 계란
유대인은 음식 규례가 까다롭다. 성경에 나오는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의 구별이 있고, 절기마다 먹는 음식의 의미가 있다. 무교절 같은 경우 이스라엘을 여행하면 일주일 내내 누룩 없는 떡을 먹어야 한다. 아무 맛도 없다. 관광객에게는 고역이다.
그래도 먹을 만한 것은 삶은 계란이다. 무교절기 중에는 꼭 삶은 계란을 먹는데 그 이유가 있다. 생계란 속은 흐물흐물하나 열을 가해 삶으면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이 삶은 계란의 교훈은 고난(열을 가함)을 받으면 더 단단해(강해짐)진다는 데 있다. 요즘 우리는 여러 가지로 힘들다. 그러나 이런 시련과 고난을 통해 좌절할 것이 아니라 더 의지가 굳어지고, 연단을 통해 더 믿음이 강해지는 삶이 되어야겠다.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겨자씨] 가장 무서운 죄
성령의 강한 역사로 공개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숨기고 살았던 거짓말과 도둑질, 음란과 간음의 죄를 고백하였다. 모두들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배신감을 느낀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기독교에서는 전통적으로 7가지 죄를 꼽는데, 첫째가 교만이고 둘째가 질투다. 그리고 분노, 탐심, 탐식, 게으름, 정욕이 이에 포함된다. 이 리스트를 보면 정욕은 맨 마지막이고 가장 먼저 나오는 죄가 교만이다. 교만이 더 무서운 죄라는 것이다.
우리는 도둑질, 간음죄는 큰 죄라고 여기지만 교만, 곧 자기 의는 죄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의가 무서운 것이다. 가정이 무너지고 교회가 분열되는 이유가 남을 판단하는 자기 의 때문이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셨던 바리새인의 죄였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우리 모두 성령께서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겨자씨] 신은 없을 것이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대표적 진화생물학자이며 베스트셀러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 교수가 거액을 기부하여 영국 전역을 운행하는 버스 800대에 광고를 부착하였다. '아마도 신은 없을 것이다. 걱정 말고 인생을 즐겨라'(Th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아마도'라는 말은 무신론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거이다.
인본주의자들에게 신이 없다는 사실은 인생을 즐기는 조건이다. 신이 없기 때문에 인생을 즐긴다는 것은 자신들의 죄와 그 죄의 결과가 벌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는 증거다. 단지 신이 없으므로 죄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억지로 감추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지식의 발달과 계몽주의는 인간사에 큰 공헌을 했지만 인본주의와 무신론이라는 서자를 낳았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며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겨자씨] 대를 잇는 복음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마 1:1)로 시작하는 예수님의 족보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요즘은 믿음의 가정에서 자식을 낳아 그 영적 세대를 2대, 3대로 이어가는 것도 무척 힘든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려 4000년에 걸쳐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역사는 정말 기적처럼 여겨진다.
따라서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마 28:19)는 주님의 말씀 가운데 나타나는 '족속' 중에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식도 포함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아들과 딸, 손자와 손녀의 믿음에도 정성을 들여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설 명절에 먹는 떡국이나 가족과 친지간에 오가는 세뱃돈보다 더욱 신경써야 할 일은 자식에게 영생의 떡을 선물하는 일일 것이다. 선교 강대국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교회가 텅텅 비어가는 현실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서재일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겨자씨] 위기극복 리더십
리더십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1913년 빌흐잘무르 스테팬슨이 이끄는 캐나다 탐험대가 북극지역 탐험을 떠났고, 1년 뒤 어니스트 섀클턴경이 이끄는 영국의 남극대륙횡단 탐험대가 떠났다. 두 탐험대가 모두 빙벽에 둘러싸여 위기를 만났다. 불행하게도 북극 탐험대는 갈팡질팡하다 결국 많은 승무원들이 죽음을 맞게 되어 실패했다. 그러나 섀클턴이 이끄는 남극 탐험대 인듀어런스호는 동일한 절망적 상황을 만났지만 리더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인해 그 위기를 극복했다.
요즘 이 섀클턴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교회의 위기나 국가적 위기 극복에 가장 필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지도자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을 구할 수도 있고,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 탁월한 지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다. 지도자의 리더십 중 이런 원리가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항상 또 한번의 기회가 있다".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겨자씨] 앙망하는 기도
교회 청년들이 무전여행인 '거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얼굴과 행색은 정말 반거지였다. 그런데 눈빛이 달랐다. 말이 달랐다. 힘이 있었다. 자신들은 몰랐을 것이다. 시내산에서 내려온 모세 같았다. 거지순례 중 겪은 일을 나누는데 이구동성으로 돈 떨어지는 순간부터 기도가 절로 나오더라는 것이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로소 깨달았다고 했다.
청년예배 때 그들은 간증하면서 울었고 찬양하면서 울었다. 그동안 예배드리면서 늘 그렇게 능력 있고 충만하지 않았다. 거지순례를 갔다 오더니 이렇게 되었다.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사람은 정말 새 힘을 얻는 것을 보았다. 거지순례를 다녀온 청년들을 통해 철저히 무소유, 무능력의 정신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진정 능력의 길임을 깨달았다.
많이 가진 것이 잘못일 리는 없다.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의지하기 때문에 오직 하나님을 앙망하는 기도가 안 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겨자씨] 곳간을 열어라
우리의 소유는 섬김의 도구일 수도 있고, 욕심의 도구일 수도 있다. 아브라함과 롯의 종들은 소유가 많으므로 함께 할 수 없었고 삼촌과 조카가 헤어졌다. 예수님을 찾아왔던 젊은 관원은 소유가 많으므로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하고 떠났다. 소유가 많다고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자는 있는 것으로 베푼다.
요셉이 총리가 되었을 때 애굽에 7년 동안 풍년이 들었다. 요셉은 7년 동안 곡식을 잘 비축하였고 흉년이 든 7년 동안 그 곳간을 열었다. 그리고 기근에 빠진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었다. 애굽 사람이 아닌 야곱의 가족에게도 곳간을 열었다. 곳간을 여는 지혜와 용기가 모든 사람을 살렸다. 지금은 우리의 곳간을 열 때다. 경제가 어렵고 금융이 위기에 빠져 있을 때 우리의 지갑을 열고 곳간을 열어야 한다. 있는 것으로 베풀면 모든 사람이 함께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국민일보 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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