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훈련, 인성, 영성(1)

 

선교사 훈련에 있어서 2가지의 중요한 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하나는, 선교사의 양적인 면이다. 요즈음 선교단체에서는 선교훈련 지원자가 점점 감소하고 있음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원장:문상철목사)은 “선교사 증가 추이가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 선교단체 대표들을 인터뷰해 봐도 2007년 이후로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3만 명 파송은 어렵지 않겠는가. 생각보다 정체 현상이 빨리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수직상승기는 지났다. 질적 성숙을 꾀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지난 11월 14, 15일 광림세미나하우스에서 개최된 한국선교지도자포럼 모임에서 KWMA 사무총장인 한정국 목사는 다음과 같이 한국 선교계에 긴급히 드리는 제안을 내놓았다. “한국교회가 어렵다고 합니다. 교세도 많이 줄어가고 있고, 개혁하자는 말은 많아도 정작 개혁되기 힘든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교세가 줄어가니 헌금도 비상이고, 일부 교회는 선교비를 재조정하겠다고 합니다. 선교에 그렇게 너그럽던 한국교회가 몸살을 심히 앓고 있는데, 선교지를 방문해 보면 한국선교사님들은 이런 본국의 추세에 다소 무딘 반응을 보입니다. 막연한 낙관주의가 한국 선교계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2013년 가을을 보내는 요즈음, KWMA는 한국교회의 어려움을 예사롭게 보지 않습니다. 강 건너 불이 우리에게도 붙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선교훈련의 질적인 면이다. 우리 한국 선교는 선교사 파송 숫자에 비하면 선교훈련의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한정국 KWMA 사무총장은 “한국 선교계에 긴급히 드리는 제안”을 통해서 위기를 만난 한국선교의 자구책 노력으로서 “양적성장을 배제할 순 없으나 질적 성숙을 가속화 시켜야 한국선교의 미래가 보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의 확신과 영혼을 사랑하는 뜨거운 열정만 가지고 있다고 하여 선교지의 문화, 언어, 종교에 대한 단편적 지식만 제공하여 파송하는 것은 마치 전선의 긴급한 요구에 이끌려 소총사격하는 방법만 가르쳐 장교들을 전쟁터에 보내는 것과 같다. 선교사 훈련의 중요성을 백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은 바르고 철저하게 훈련하는 것이 사역의 극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교지에서 발생되고 있는 많은 문제의 주 원인은 선교 훈련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선교훈련 기간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요 선교사 파송단체별 장기선교사 훈련 기간을 보면, 교단은 길게는 7개월, 짧게는 5주간이며 선교단체는 대체로 교단보다 길어 길게는 2년, 짧게는 3개월이다. 훈련기간이 제일 긴 선교단체는WEC(Worldwide Evangelization for Christ)국제선교회로서 선교사훈련대학(MTC)과정이 6개월~2년이다. 다음은 우리 바울선교회로서 국내훈련 6개월, 해외훈련 8개월 합 14개월이다. 우리 바우리 중에는 드물게 훈련기간이 너무 길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가 기간에 대해서는 만족해 하고 있다. 우리 바우리가 바우리되게 하면서 바우리로서의 긍지를 잃어버리지 않은 이유는 바로 선교훈련의 기간이라고 본다.

선교훈련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교 훈련 내용 또한 중요하다. 케냐의 임종표 선교사는 선교훈련을 내용에 따라 선교현지의 진입을 위한 “현지 진입 전 훈련(Pre-field orientation)”과 현지에 도착해서 받는 “현지훈련(On-field orientation)” 그리고 “선교사 계속훈련(On-going orientation)”의 3종류로 분류하였다.

 

우리 바우리의 “현지 진입 전 훈련(PFO)”은 총 14개월이다. 6개월의 국내훈련은 선교사 기본훈련 1차 과정이며 영성훈련과 선교학을 중점적으로 훈련한다. 나머지 8개월의 해외훈련은 선교사 기본 훈련 2차 과정으로 타문화 적응 훈련과 언어훈련 및 공동체훈련을 중점적으로 훈련한다. 그리고 바우리의 “현지훈련”(OFO)은 1~2년간으로 견습 선교사가 선교지로 부임하여 오리엔테이션과 언어 및 적응훈련을 받는다. “현지훈련”은 “현지 진입 전 훈련”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그 기간 동안 해당 지부장과 총무, 지부원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성실하게 지도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견습선교사가 현지에 도착하면 적어도 2~3일간은 지부원들이 견습선교사와 함께 숙식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 종교, 관습, 교회, 언어 등을 강의하고 가능하다면 지부원들의 선교지를 순회하거나 그 일이 불가능할 경우는 지부원들의 사역 현장을 영상으로 소개한다면 견습선교사의 현지훈련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부원들과의 친밀한 관계형성에 있어서도 효과있는 일이라고 본다. 물론 필리핀지부, 일본지부, 대만지부 등 몇 개의 지부 외에 사역자들이 분산되어 있는 지부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선교사 계속훈련”(OGT)은 대개의 경우, 선교사 자신의 재충전을 위한 훈련으로서 선교사 자신들의 발전을 위하여 안식년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때는 학위를 위해 연구의 기간으로 혹은 각종 세미나를 통하여 재훈련기간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이 기간에는 자신의 지금까지의 사역을 돌아보고 재조명을 통하여 정리하면서 앞으로의 발전적 선교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우리 바우리에는 아직 실시되지 않고 있지만 안식년 중인 선교사들을 위해 본부에서 재교육 혹은 가족 캠프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바우리는 정책적으로도 선교사 계속훈련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는 두나미스선교관이라는 좋은 시설이 있지 않은가.

선교훈련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의 해결은 선교사의 인성과 영성의 조화있는 훈련에 있다. 여기에 대하여 박기호 선교사는 “선교사가 인성과 영성을 모두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복음 전파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서양, 동양을 막론하고 선교사의 인간성보다는 영성을 계발시키는 데 치중해 왔다. 기도와 성경 말씀을 강조하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성이 부드럽지 않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유능하고 누구보다 헌신도 많이 하지만 영성과 인간성을 구분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바나바를 성령이 충만한 자요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성은 영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성령의 열매가 삶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좋은 인성으로까지 발전하면 풍성한 결실이 열릴 것이다”라고 인성과 영성의 조화있는 선교사 훈련을 강조하였다.

 

최근에 바우리를 지원한 헌신자들의 지원동기를 들어 보면 아직도 우리 바우리는 선교단체로서의 신뢰를 잃지 않고 의외로 바우리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우리 바우리는 분명히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누리고 있다. 우리가 이 축복을 계속 누리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본부, 전주안디옥교회를 비롯한 1000개의 후원교회들 그리고 세계의 선교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바우리 모두가 함께 적극 협력해야 한다. ♣

 

 선교사의 훈련, 인성, 영성(2)

 

2013년 경희대와 중앙일보 취재팀이 도시와 농촌의 중학생 2,171명을 골고루 섞어 설문을 통해 중학생의 인성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인성의 세 영역 ‘도덕성, 사회성, 정직성’을 구성하여 10개 지표별로 점수를 매긴 결과 인성이 좋은 학생은 5명 중 1명꼴, 학생 중 절반가량의 인성이 기준미달로 나온 점에서 중학생들의 인성론은 위기라고 보았다. 이 조사에서 정직(61.7)은 10개 지표 중 가장 낮았다. 만일 인성에서 낙제점을 받은 중학생들이 인성이 바뀌지 않은 채 사회에 진출한다면 그들이 있는 공동체, 가정, 심지어 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심히 우려가 된다.

 

인성위기의 중학생, 왜 그럴까. 아이들의 인성 수준이 낮은 것을 아이들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과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인성으로 몸소 본을 보였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남을 밟고 이겨야 성공한다는 그릇된 가치관, 온갖 불법과 비리,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 도덕 불감증, 지나친 자식 과잉보호, 지나친 입시위주 교육 등 소위 사회 지도층이나 어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행태를 청소년들에게 보여주지는 않았는가. 어른들의 이런 잘못된 심성과 행동 양식이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이식된 결과가 이렇게 낮은 인성 수준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최근에 발생한 세월호의 침몰 사건에서 선장과 다른 어른들의 행태에 대하여 한양대 정진곤(교육학) 교수는 “가장 신뢰받아야 할 어른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데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큰 상황”이라고 말하였다. 아이들이 앞으로 어른 말을 믿겠는지 심히 염려스럽다.

 

한일장신대 총장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인성교육은 올바른 신앙생활의 토대”라는 주제의 취임사를 발표한 오덕호 총장에게 “대학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대학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들의 학식과 기술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라 부정 부패와 인격 미숙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성교육이 가장 시급합니다” 라고 답변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목회자나 성도의 영성인가? 아니면 인성인가? 또한 선교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선교사들의 영성인가? 아니면 인성인가?

 

오늘날 선교사의 영성훈련에는 집중하고 있지만 과연 인성훈련에는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가. 선교사의 인성훈련의 중요성에 대하여 박기호 선교사는 “서양, 동양을 막론하고 선교사의 인성보다는 영성을 계발시키는 데 치중해 왔다. 기도와 성경 말씀을 강조하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성이 부드럽지 않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유능하고 누구보다 헌신도 많이 하지만 영성과 인성을 구분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바나바를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행 11:24)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성은 영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성령의 열매가 삶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좋은 인성으로까지 발전하면 풍성한 결실이 열릴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해외선교사에게 영성만큼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한기총 총무인 최희범 목사는 “선교사들에 대한 훈련으로 놓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인성 훈련이며 선교마인드는 충분한 반면 인성에 대한 의식의 부재가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선교사는 믿음도 훌륭하고 기도도 많이 하여 개인의 사역 결과는 뛰어난 데 비하여 팀 사역의 열매가 신통치 않거나 실패하는 경우, 혹은 현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의 주요한 원인에 대하여 직접 선교사로 활동했던 이들은 “선교사의 인성의 문제”라고 꼽았다.

 

2008년 7월 28일부터 시카고 휘튼대학에서 개최된 제6차 한인세계선교대회(KWMC) 둘째 날에는 “선교사와 선교사의 인성”이라는 제목으로 패널토의가 진행되었다. 먼저 선교사의 “인성의 정의”에 대하여 박기호 선교사(전 필리핀 선교사, 풀러신학교 교수)는 “인성은 인간됨의 실제와 자질”, 조동진 목사(GMS)는 “선교사의 인성은 선교사로서 영성과 지성, 심성을 모두 포함한 성품, 성격”이라고 정의했다. 이어서 “선교사의 인성의 중요성의 이유”에 대하여 김영관 선교사(브라질, 베트남 선교사)는 “우리를 통해 복음이 증거된다. 복음은 좋은 인간 관계를 맺어가는 가운데 전해진다. 선교사에게는 인성, 영성,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중에 인성은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다”. 김정웅 선교사(태국 선교사)는 “인성과 인격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놀랄만한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인격을 성장시키는 데만 신경 쓰다 보니 인성의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 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교사가 갖춰야 할 이상적인 인성”에 대하여 강성일 선교사(브라질 선교사)는 “성품은 선교사로서 갖춰야 할 자격 중 하나다. 선교사나 교회 모두 인격을 계발시키는 사역은 많이 실시하고 있다. 훈련 받는 현지인도 선교사의 인격을 닮기도 한다. 그러나 선교사는 전도 대상자에게 선교사 개개인의 인격이 아닌 그리스도의 인성을 심어 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인성, 이것은 인격보다 우선돼야 한다. 인격은 학문과 이성, 사회적 지위, 소명 등을 말한다면 인성은 용서, 사랑, 희생, 배려와 같은 항목이다. 그리스도의 인성, 이 이상적인 성품을 전도 대상자에게 심어주는 선교사역을 펼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인의 인성적인 특징이 선교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박기호 선교사는 “한국인은 사랑과 헌신, 희생, 말씀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하다. 영성 계발 사역은 강하지만 인성 계발 사역은 약하다. 보수주의자들은 영성을 강조하지만 인성은 약한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인성을 강조하는데 영성은 덜 강조한다는 장단점을 갖고 있다. 하비칸 교수는 영성과 인성의 겸비를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목사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리 영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삶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영성은 보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인성이 반영된 영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영성뿐만 아니라 인성을 겸비하지 않으면 결핍된 인성 때문에 복음전파에 방해가 된다” 라고 설명했다.

 

이영숙 박사는 저서 “한국형 12성품 교육론”에서 성품이 실제 삶에서 드러내는 구체적 모습을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하였다.

첫째, 성품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나타난다. 성품은 삶의 위기와 갈등, 어려운 상황이나 삶의 압박에 대해 반응하는 모습이 바로 그 사람의 성품이다. 성품은 평상시의 말과 생각, 표현하는 방법과 태도를 통해 그대로 나타난다.

둘째, 성품은 사람들 사이에서의 여러 가지 관계로 나타난다.

셋째, 성품은 습관을 통해서 나타난다.

넷째, 성품은 예의 바름을 통해서 나타난다.

다섯째, 성품은 말을 통해서 나타난다.

 

한국선교의 위기는 양적인 면에만 치중한 나머지 질적인 면에 소홀한 점에서 찾고 있다. 여기에서 질적인 소홀함이란 영성과 인성의 훈련의 부조화를 말한다. 한국인은 이신득의만 강조해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바우리의 인성의 수준은 어떠한가 각자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우리 바우리는 영성에서 흘러 나오는 인성을 강조하되 이젠 말이 아닌 실천하는 것을 가르쳐 ‘영성과 인성을 겸비한 선교사’로 훈련해야 한다.

 

전형구 선교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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