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수 반대자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 성경의 여인
최근 여성안수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에서 쓴 글을 몇개 읽어 보았다. 여성안수에 반대하는 나로서는 그 결론에는 찬성하였지만, 그 결론에 도달하는 논의 과정이 여성안수를 찬성하는 사람에 비해서 훨씬 엉성하다는 것을 보고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1. 성경은 여성안수를 금하는가? 금한다면 어떻게 금하는가?
성경에 명시적으로 여성안수를 금한다는 말은 없다. 이 말은 성경에 "여자에게는 안수를 금하느니라"는 구절이나 그에 준하는 구절이 없다는 말이다. 또한 머리에 손을 얹는 안수라는 말의 의미도 상당히 부정확하다.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여성안수라는 말 보다는 여성 임직 (Women in Office)라는 말을 쓴다. 따라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안수가 아니라 직분에 관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안수가 논쟁의 핵심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이 여성 안수를 금한다는 말을 신중하게 사용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안수 금지는 성경에 대한 해석이며, 그 해석이 올바르게 제대로 적용되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성경에서 여자에게 명시적으로 금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과 "다스리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보수적인 성경 해석가라면 그렇게 믿을 것이다.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가르치는 것"을 안수와 거의 동의어로 보고 있는데, 안수가 가르치는 것과 관련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전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적으로 안수와 "가르치는 것"과 "다스리는 것"이 무슨 연관이 있나를 살펴야 한다. 이 점에서 두 질문을 할 수 있다. 첫째, 교회의 직분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안수를 해야 하는가? 둘째, 안수는 가르치는 것과 다스리는 것에 국한하는가?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여성안수를 반대하면서, 거의 대부분 이 본질적인 문제들을 건너뛰고 있는데, 만약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 여성안수 반대의 논리는 사상누각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첫째 질문에 대하여는 교회 안에서 여러 전통이 있다. 직분을 위해서 안수가 필수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또한 이 부분에 있어서 성경은 명확하게 말씀하고 있지 않다. 물론 성경에 안수를 통하여 직분을 세운 예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교회 안에서 보편적으로 필수적으로 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안수가 임직과 필수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교회 안에서 집사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하는 권사나 전도사에게는 안수를 하지 않는다. 왜 어떤 직분에는 안수를 하고 어떤 직분에는 안수를 하지 않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따라서 "여자가 목사와 장로가 될 수 없다"는 것과 "여성에게 안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조심하게 구별을 하여야 할 것이다. 여성안수를 반대하기 위해서는 목사가 장로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안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선교사와 전도사 직분이다. 아직은 논란이 되고 있지 않지만 신학교 교수도 여기에 포함된다. 여자 선교사와 전도사들은 실제적으로 남자 선교사나 목회자가 없는 곳에서, 가르치는 역활을 하고 있다. 또한 출교까지는 아니더라도 교회의 영적인 대부분의 일을 관장하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성경이 명시적으로 금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과 다스리는 것이었다. 여성에게 안수가 금지되는 것은 안수가 가르치는 것과 다스리는 것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지, 여성 안수 그 자체의 이유 때문은 아니다. 성경 어디에도 안수 자체의 이유 때문에 여성에게 안수를 금지하는 곳은 없다. 그렇다면, 선교사나 전도사에게 가르치는 것과 다스리는 것을 허용하면서 안수는 주지 않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 성경이 명시적으로 금하는 것은 허용하면서, 성경이 비명시적으로 말한 것은 금하는 불일치는 어떻게 하든지 설명이 되어야 할 부분이다.
둘째 질문은 집사직과 특별히 관련이 있다. 집사직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만약 집사직을 순전히 봉사직으로만 보지 않고 다스림이나 가르침의 권한도 일부분 가지고 있다면, 여자는 집사가 될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명백한 성경적인 이유가 없는 한, 여자도 집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적어도 부분적으로 집사에게는 여성에게 안수가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교회 안에서, 심지어 개혁주의를 표방한 적지 않은 신학자들도 집사직은 여성에게도 개방을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점에서 여성안수에 대한 논의가 지나치게 장로와 목사, 특히 목사에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기 못하다. 여성안수를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보수주의자들이 성경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만 하면서, 실제 교회 현실에 있어서 일관성을 지니지 못하고 교회의 현실이나 편의에 따라 실천한다면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여성안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용어에 대한 의미부터 명확히 정리를 하여야 한다. 내가 보기에 보수적인 글은 대부분 두리뭉실하고 정리가 되어 있지 못하다. 앞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성실하게 답변을 할 준비를 해야 하고, 교회 현실이란 핑계로 자신들의 비일관성을 변명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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