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Q,A] 작은 교회 목사님인 부친이 지치고 힘들어 하십니다

 

엘리야 선지자도 탈진했을 때 숲으로 도망쳐… 하나님 앞 올바른 성공 찾도록 위로·격려를

 

[Q] : 저희 아버지는 작은 교회 목사님이십니다. 그런데 요즘 많이 지치고 힘들어 하십니다. ‘그만두고 싶다. 어디로 떠나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저도 마음이 괴롭고 아픕니다.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까요.

 

[A] : 저도 35년 섬기던 교회 목회를 내려놓았습니다만 ‘힘들다’ ‘어렵다’ ‘그만두고 싶다’ ‘다른 길은 없을까’라며 절망의 늪을 헤맬 때가 있었습니다.
 

사육사들은 사자 호랑이 돌고래 물개 원숭이를 훈련하는 것은 일정한 공식과 절차를 따르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목회의 최종 목표는 그 사람이 예수 닮은 사람이 되게 하고 교회공동체가 예수공동체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뜻대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젊음을 바치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목표에 이르지 못했을 때 오는 허탈과 좌절은 심각합니다. 흔히 성공목회를 예산, 모이는 수, 건물 크기로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점을 눈 여겨 봐야 합니다. 예수 닮은 교회가 되고 사람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목회자 자신도 예수 닮은 목사가 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사람은 저마다 비교하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크고 많은 것이 성공이라는 가치관에 익숙하다보면 작은 교회, 개척교회, 성장 못하는 교회 목회자는 주눅이 들고 죄인 된 심정이 됩니다. 패배자라는 자괴감으로 통증이 오기 시작합니다. 저의 경우는 ‘대형교회 목회가 아니어도 좋다. 최선을 다하자’ ‘최선의 결과는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께 맡기자’ ‘목회 평가는 그날 주님 앞에서 받자’ ‘대형 신드롬에서 벗어나자’라며 저 자신을 타이르고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말자. 한발짝도 좋다 앞을 향해 걷자. 걷기 힘들면 기어서라도 가자’라며 자신을 담금질 했습니다.


포기도 선택입니다. 내가 포기를 선택하고 나면 아무도 나를 도울 수 없습니다. 목회자가 목회를 포기하면 도울 이가 없습니다. 목회자의 주변을 둘러보면 교인만 있고 친구는 없습니다. 도움을 줘야 할 사람만 있고 도움을 청할 사람은 없습니다. 위로해 줘야 할 사람만 있고 위로를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소중합니다. 함께 고민하고 아파해줄 사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줄 사람은 가족이어야 합니다.


목사의 탈진은 그 어떤 질병보다 무섭습니다. 불의 사자였던 엘리야 선지자도 탈진에 빠졌을 때 깊은 숲속으로 도망쳤고 하나님을 향해 죽기를 한탄하는 약자로 전락했습니다. 최정상에 오른 성공자에겐 추락의 가능성이 있고 절망적 실패자에겐 재기와 상향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습니다. 성공도 잘못다루면 실패가 되고 실패도 잘 다루면 성공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아버지에게 꼭 전하십시오. 위로하고 격려하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성공이 어떤 것인가를 진지하게 나누십시오. 다시 시작한다면 주님이 도우실 것입니다.

박종순 원로목사 (충신교회)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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