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Q,A ] 새로 옮긴 교회가 화려해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교회가 먼저 누구나 마음 편한 소박한 곳 돼야… 성도도 믿음의 뿌리 내리도록 적응의 묘 찾길
[Q] : 형편상 집 근처로 교회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옮긴 교회는 부유한 사람들과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상위계층 사람이 많습니다. 담임목사도 외국에서 사역하던 분입니다. 교회 분위기도 화려해서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교회의 본질은 구성원이나 분위기, 그리고 규모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의 신앙공동체가 교회입니다. 그리고 바울의 교회론에 의하면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며 교회는 그의 몸입니다.
교회는 어느 곳에나 있고 누구라도 그 교회를 출입할 수 있습니다. 출입증이나 입장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적응 못하는 교인과 적응하기 힘든 교회를 나누어 답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첫째, 교회 적응의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통틀어 교회수가 5만을 넘는다고 합니다. 인구를 5000만으로 보면 1000명 당 교회가 하나인 셈입니다. 교회수가 많다는 것은 갈 수 있는 교회가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내 마음에 드는 교회, 적응이 편한 교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 맘에 들지 않는 상점이나 식당을 옮기듯 교회를 전전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자주 옮겨 심는 나무가 뿌리내리고 자리 잡는 데 진통을 겪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느 교회를 가든 다양한 직업과 각이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적응을 위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자는 부자교회로, 서민은 서민교회로 가는 길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직장의 경우도 내 적성에 맞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회적응 직장적응 교회적응의 묘를 찾으십시오.
둘째, 적응하기 힘든 교회의 문제입니다. 교회의 예수화, 교회의 교회화는 절대 명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로 존재해야지, 사람들이 머리 노릇을 한다면 교회가 아닙니다. 그리고 적응하기 힘들다는 그 배경엔 교회의 귀족화를 탓하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고 봅니다. 교회가 상류사회의 사교장처럼 변색된다든지 귀족파티 분위기가 가득하다면 섬김과 나눔, 낮아짐과 죽으심을 실천하신 그리스도의 체취를 찾는 게 어려워질 겁니다.
모 회사 사장의 부인이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고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전도를 시작한 날부터 자신의 차림새를 바꿨습니다. 화장도, 의상도, 장신구도 다 낮추고 서민으로 돌아가 전도했습니다. 성육신 신앙을 닮고 옮긴 것입니다. 고린도교회의 병폐는 빈부격차가 애찬에까지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교회는 그러면 안 됩니다. 부자 앉는 자리, 특권층 지정석이 있으면 안 됩니다. 교회가 교인을 주눅 들게 하고 소외감을 조성하는 것은 예수의 마음도, 가르침도 아닙니다.
단정한 것과 사치스러움이 다른 것처럼 우리는 소박한 교회, 그래서 매력 있고 멋진 교회로 돌아가야 합니다. 누구나 마음 편한 교회가 교회다움이니까요.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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