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크리스천 결혼식 주 례 사

 

 

 

두 분은 오늘 이 자리에서 양가 부모님과 하객 여러분들의 축복을 받으며 혼인 서약을 하고 주례자가 성혼 선언을 함으로써 이제 완전한 부부가 되었습니다.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이 두 사람을 정성껏 기르고 가르쳐서 오늘의 경사를 맞이하시는 양가 부모님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바쁘신 중에도 이 두 분의 결혼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이렇게 왕림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 이 예식의 집례자로서 양가의 부모님을 대신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필요한 경우 신랑 신부 소개)
신랑 신부 두 분은 모두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서,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행복하고 모범적인 결혼 생활을 해 나가리라고 믿습니다만, 오늘의 주례자로서 또 세상을 몇십 년 더 살은 인생의 선배로서 몇 마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불행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행복은 거저 굴러들어오거나 남이 갖다 주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이 만들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한 행복은 두 분이 합심 노력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입니다.


두 분이 이제부터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두 분의 진실하고 변함없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공기가 있어야 하듯이, 결혼한 부부에게는 진실하고 변함없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같은 몇 가지를 유의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상대방을 어떤 존재로 인식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상대방을 이용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책임져야 할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기지 말고 서로 도우며 살아갈 도움의 배필로 인식해야 합니다. 남자는 남자로서의 장점과 단점이 있고, 여자는 여자로서의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두 분은 좋은 점을 서로 합치고 모자라는 점을 도와 주고 보완하며 함께 의지하고 살아가야 할 도움의 배필로 여기고 살아가야 합니다.


둘째로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현재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현재 두 분은 상대방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렇게 결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상대방의 용모를 비롯한 신체적 조건, 인간성, 가정환경, 재산 상태, 사회적 지위, 장래성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은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점점 먹어 감에 따라 약간 달라지고 변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다 조금 달라지고 변하는 것이 있더라도 부부간의 진실되고 변함없는 사랑을 위해서는 평생 동안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셋째로는 부부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두 분이 서로 같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처리하는 우선순위, 가치관, 인생관 등이 비슷해지거나 같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음식을 먹는 입맛까지도 같아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편견과 고집을 버리고 나를 상대방에 맞추어 가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겉으로는 부부이지만 정신적으로는 '결혼한 독신자'로 사는 가정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결혼한 독신자'라고 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어느 종교 수련 단체에서 실제로 쓰고 있는 용어입니다. 부부가 정신적인 사랑의 일치를 이루지 못한 채 한집에서 같이 동거 생활만 하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신적인 사랑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면, 외형적으로는 부부이지만 진실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은 아닙니다. 두 분은 부디 정신적인 사랑의 일치를 이루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넷째로는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완전무결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미흡한 점이 있고 때로는 실수도 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어쩌다 잘못을 저지르는 때도 있고 결함이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易地思之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서로 처지를 바꾸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면 자기의 편견을 버릴 수 있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분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런 네 가지 점, 즉 상대방을 서로 돕는 도움의 배필로 인식하고, 서로를 항상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정신적인 사랑의 일치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서로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정신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면, 두 분의 진실되고 변함없는 사랑을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두 분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두 분의 오늘이 있기까지 정성껏 키우고 가르쳐 주신 양가 부모님께 효도를 잘해야 합니다. 형식적인 효도가 아니라, 마음속으로부터 부모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며, 그분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가시도록 해 드려야 합니다. 孟子(離婁章句上)에 보면 효도에는 물질적으로 잘 봉양하는 '養口體'의 孝와 뜻을 잘 받들어 봉양하는 '養志'의 孝가 있습니다. 돈과 물질로만 위해 드리는 '養口體'의 효도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공경하고 위해 드리는 '養志'의 효도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부모님을 정성껏 위해 드리고, 또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가운데, 두 분의 사랑은 더욱 두터위지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모님을 공경하고 잘 위해 드리는 마음으로 자기 형제들을 대하고 일가친척을 대하면, 형제들과도 화목하게 지낼 수 있고, 일가친척들과도 잘 지낼 수 있으며, 직장에서도 환영받고, 나아가 사회생활도 원만하게 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새로운 인생길을 출발하는 두 분은 이런 점들을 유의하면서 부디 행복하고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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