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박해 앞에서도 당당했던 크리스천의 죽음 [2018-01-26 00:02]
스물일곱 살 이집트 청년 바심의 신앙
▲무슬림 과격분자들에게 크리스천임을 밝힌 후 죽임당한 바심의 시신이 담긴 관. 지난 15일
(현지시간) 그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월드와치모니터 홈페이지
이집트 시나이반도 엘아리시에서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하던 바심에게 지난 13일(현지시간) 저녁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점포 문을 닫고 형 오사마, 친구 모하메드와 함께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길을 걷고 있는데 검은색 재킷을 입고 총을 든 사내 3명이 다가왔습니다. 남성들은 다짜고짜 바심에게 오른쪽 손목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이집트의 콥트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징표로 오른쪽 손목에 작은 십자가 모양의 문신을 새겨 넣습니다.
십자가 모양의 문신을 확인한 그들은 바심에게 크리스천인지 물었습니다. 답변에 따라 어떤 결과가 뒤따를지 바심은 짐작했을 것입니다. 지난해 엘아리시 지역에서 많은 콥트 기독교인이 무슬림 과격분자들에게 연쇄적으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콥트 기독교인 가정이 이집트 북동부에 위치한 이스말리아나 수에즈로 이주했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사내들의 질문에 바심은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남성들은 되물었습니다. 바심은 더 큰 소리로 크리스천임을 밝혔습니다. 잠시 침묵하던 남성들은 바심의 친구 모하메드와 형 오사마의 손목도 살폈습니다. 무슬림인 모하메드의 손목에는 콥트교도의 표식이 없었습니다. 오사마의 손목에는 표식이 있었지만 운 좋게 옷소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성들은 총으로 바심의 머리를 겨눴습니다. 두 발의 총알이 발사됐고 바심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산하 단체인 월드와치모니터(WWM)가 최근 전한 이야기입니다. 스물일곱 살의 청년은 끔찍한 박해를 예상했음에도 당당히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살해당했습니다. 형제와 친구들은 바심을 ‘하나님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항상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예배에 참석했던 사람’으로 추억했습니다.
그저 먼 나라에서 벌어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되십니까. 같은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죽임당하는 일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후손들은 그 죽음을 반드시 기억할 것입니다.
한국의 많은 믿음의 선조들도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또는 6·25전쟁 때 북한군에 저항하다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손양원 이기풍 주기철 최상림 목사, 이현속 장로 등이 대표적입니다.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었지만 신앙을 사수하기 위해 누구보다 강직한 의지와 행동을 보였습니다.
한국교회는 믿음의 선조들의 희생을 자양분 삼아 굳건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혜택을 누리는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편안하게 주일성수를 하고, 기독교인임을 밝혀도 별 어려움 없는 환경에 익숙해 있는 건 아닐까요. 여러분은 죽음이 예상되더라도 당당히 크리스천임을 밝힐 수 있겠습니까.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출처] 국민일보
[원본링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91005&code=23111633&sid1=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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