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 국내에서의 성경번역 / 구약

 

 

창세기말라기 완역, 10년 땀이 필요했다

 

국내에서 최초의 신약 번역본인 신약젼셔1900년 출판된 후 자연스럽게 구약성경 번역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구약 시편이 번역되기 시작했는데, 그 첫 책이 1898년 삼문출판사가 펴낸 피터스(Alexander A Pieters·彼得·18721958)의 사역본 시편촬요였다. ‘촬요(撮要)’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이 책은 시편 전편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저주시편을 제외한 62편만을 번역한 역본이지만 한국에서의 구약번역의 효시가 된다. 시편은 구약 일부가 역간되기까지 8년간 유일한 구약역본으로 사용됐다. 피터스는 한국에 온 유일한 유대인 선교사로서 시편을 번역하기에 적절한 인물이었다. 그는 후에도 구약성경 번역위원, 혹은 수정위원으로 활동했다.

   

구약성경 번역 착수

 

1900년 이후 구약성경도 분담하여 번역하기 시작했는데 아펜젤러는 창세기를, 언더우드는 시편을, 게일은 잠언과 사무엘서를, 스크랜튼은 이사야서를, 레이놀즈는 여호수아서를 맡았다. 그러나 번역작업은 지체되거나 번역자들이 교체되기도 했다. 또 하디(R A Hardie) 마펫(S A Moffett) 노블(W A Noble) 등의 선교사들이 번역위원으로 선임되었으나 단기간 일하고 사임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약성경 번역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레이놀즈와 두 사람의 한국인 김정삼과 이승두에게 구약성경 번역 책임을 일임했다. 두 한국인이 공식적인 성경번역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레이놀즈가 거주하던 전주에서 번역작업에 몰두했다.

 

구약번역 작업은 10여년이 소요돼 191042일 드디어 번역을 완료했다. 그 결과 1911년에 이미 출판된 신약성경과 구약이 묶어져 셩경젼셔라는 이름으로 빛을 보게 됐다. 물론 구약젼셔가 출판되기 이전 낱권으로 창세기, 시편(1906), 잠언, 출애굽기, 사무엘전후서, 말라기(1907), 열왕기상하, 이사야서 번역본(1908)이 출판됐으나 이제 이 모든 책들이 한권으로 묶어 구약젼서로 간행된 것이다. 미국성서공회는 이 책을 상(창세기역대하), (에스라말라기) 두 권으로 출판했다. 이것이 한국에서 출간된 최초의 성경전서다. 그래서 올해는 한글성경 완역 100주년이 된다. 이 번역본은 성경원문을 참고했지만 1901년 미국에서 출판된 미국표준역(ASV)을 주로 참고했고, 한문성경을 참고한 흔적도 짙다. 이 번역이 이루어지기까지 언더우드, 게일, 레이놀즈, 그리고 한국인 김정삼, 이승두의 노고가 컸다.

 

구약성경 개역 착수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성경도 완전한 것은 없다. 어떤 이들은 흠정역 성경은 완전한 것처럼 말하지만 이 책에도 여러 가지 오류가 있었고 계속적인 수정 작업이 필요했다. 최초의 한글성경 완역본 성경젼서가 출간되자마자 수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구약개역이 시급했으므로 1911구약 개역자회(The Board of Revisers)’를 구성했다. 개역작업은 긴즈버그(C D Ginsburg·1908)가 편집한 대영성서공회 발행의 히브리어 성경이 사용됐다. 이 작업에 헌신한 이들이 언더우드와 게일 그리고 레이놀즈였다. 성경언어에 해박했던 레이놀즈는 성경번역 작업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 사임했다. 언더우드는 1916년 일본에서 세상을 떠남으로써 개역작업도 순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1924년 이후 레이놀즈가 다시 개역위원으로 동참했고, 후에는 감리교의 케이블(E M Cable), 하디, 북장로교의 베어드(W M Baird), 호주장로교의 엥겔(G Engel) 등이 위원으로 활동했다.

 

언더우드 사후 개역자회 회장이었던 게일은 조선어풍 번역을 지향했으나 자유역을 지향한다는 오해와 반발로 개역위원직을 사임하고 독자적인 구약성경 번역에 몰두했다. 그 결과 1925년 기독교창문사를 통해 신역신구약전서(新譯新舊約全書)’를 펴냈다. 한국인 조력자 이원모(李源謨), 이창직(李昌稙), 이교승(李敎承)의 도움이 컸다. 이 책이 우리나라 최초의 사역(私譯) 성경전서다. 비록 게일은 개역위원직을 사임했으나 한국성경 번역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성경개역 출간

 

구약성경 개역작업은 지체됐으나 피터스, 베어드, 한국인 남궁혁, 김관식, 김인준, 이원모 등이 가담해 이 일을 추진, 무려 26년에 걸친 작업을 완료하고 마침내 1936구약젼셔 개역본이 간행됐다. 이 개역본을 일부 수정해 1938년에는 보다 완전한 번역본을 출판했다. 신약개역작업은 1926신약개역자회가 조직되면서 시작됐는데, 스톡스(M B Stokes), (S D Winn), 로스(C Ross), 커닝햄(F W Cunningham), 크레인(J C Crane), 레이놀즈 등에 의해 추진됐다. 대본으로는 네슬레의 1898년판 희랍어 성경이 사용됐다. 1937년 개정을 완료했고 1938신약개역이란 이름으로 발간됐다. 그래서 구약과 신약이 합본돼 성경개역1938년에 출간됐다.

 

이 공인역 개정 성경이 1952년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의거해 수정을 거친 뒤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란 이름으로 간행됐다. 1956년 다시 새로운 맞춤법에 따라 일부 수정됐고, 1961년에는 815개소의 자구수정을 거쳤다.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는 성경이 된 것이다.

 

(고신대· 이상규 /역사신학)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5246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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