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별] '알라신'만 같을뿐 문화-사고방식 다양

 

이슬람 세계는 알라신을 신봉하고 마호메트의 예언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다원적이고 복잡하다. 5대륙의 상이한 문화와 인종 수만큼 다양한 종교적·문화적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현대 무슬림들의 서방에 대한 증오는 19세기 서구 열강의 식민지 지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이것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이슬람

 

7세기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원한 이슬람은 13세기가 지난 후 중동은 물론, 북아프리카, 중앙·남아시아, 유럽에까지 진출해 있다. 정통 이슬람 국가가 중동에 많다면, 북아프리카의 이집트, 리비아 등은 중동에 비해 서구화, 개방화돼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정교일치의 전통을 거의 상실, ‘세속화한 이슬람 국가가 돼 있다.

 

같은 중동 국가들이라도 페르시아인의 이란과, 아랍인의 사우디아라비아는 인종간 경쟁의식을 갖고 있다. 사우디나 쿠웨이트 같은 친미 국가도 있고,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미국과 원수지간인 나라도 있다.

 

이슬람 내부 갈등

 

종파적·문화적 차이로 이슬람은 내부 갈등을 겪는다. 여기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돼 갈등의 양상은 한층 복잡해진다. 2차 대전후 아랍권내 주도권을 놓고 이집트와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간 경쟁이 치열했다.

 

이스라엘 문제를 놓고도 아랍권은 강·온파로 나뉘어 있다. 수니파 왕국 사우디는 이란의 시아파 정권을 싫어하고, 이란은 시아파를 탄압하는 이라크의 수니파 정권에 적대적이다.

 

리비아와 시리아는 아랍권의 여론과 달리 독자적 노선을 고수하고 있고, 아랍의 가운데에 위치한 요르단은 동서를 넘나드는 외교력으로 주목 받았다. 또 사우디나 요르단 등 왕국은 이집트 등 공화제 국가와는 거리감을 느낀다.

 

서구 지배가 남긴 유럽 문화와 근대화를 수용한 나라와, 정통 이슬람을 고집하는 나라 사이의 갈등도 잠복해 있다. 정통 이슬람문화와 서구문화는 국가내에서도 충돌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침공에 맞서 아랍권이 단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에 대한 불신·증오의 뿌리

 

이슬람이 갖는 서구에 대한 증오와 반감은 19세기 열강의 식민지가 되면서 시작됐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영국·프랑스 등 열강은 중동의 지정학적·경제적 중요성 때문에 서구 열강은 이슬람 세계를 수탈했고, 독립 움직임을 탄압했다.

 

하지만 무슬림들은 정치와 종교가 일치되는 공동체의 부활을 줄기차게 추구했고, 일부는 급진주의, 과격행동으로 나타났다. 이런 개혁 성향의 이슬람 부흥운동을 서구인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라고 불렀다.

 

2차 대전후 아랍권은 옛 영토을 회복하면서 독립했다. 독립후 석유를 무기화한 아랍권의 자원 민족주의는 서구 열강에 대한 보복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영국, 프랑스가 물러난 자리에 미국이 대신 들어섰고, 이슬람의 눈에는 미국의 정책 역시 국익 우선으로 비쳤다. 반서방은 반미로 이어졌다. 그러나 나라마다 미국을 대하는 입장은 제각각이었다.

 

이슬람은 원래 관용의 종교,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였다는 지적은 그래서 아이러니다. 마호메트의 출현 이후 불과 100년만에 아라비아 반도는 물론,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에까지 전파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아닌 이민족·이문화에 대한 관용 때문이었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이슬람 혁명과 탈냉전의 충격

 

1960~70년대 아랍권은 주도권 싸움과 친미·친소 국가간 대립이 있었지만 대 이스라엘 전쟁에서는 단결하고 협조했다. 그러나 1979년 이란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슬람 시아파 혁명,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사회주의권 붕괴를 계기로 중동 정세는 극도로 불안해졌다.

 

이란-이라크 전쟁(1981~88), 걸프전쟁(1991)은 권력 공백 상태에서 발생한 아랍권 내부의 충돌이었다. 아랍권은 분열됐고, 이들 전쟁에서 보여준 미국의 힘과 이중성은 아랍인에게 또 다른 불신과 상처를 남겼다는 지적이 많다.

 

1990년대 들어와 이슬람 과격단체들은 이런 미국을 상대로 폭탄테러 활동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들도 이슬람의 전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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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무슬림, 꾸란이 원어 발음 

 

지난 4회의 글을 통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다면, 이제부터는 이슬람교의 주요 교리와 무슬림의 믿음과 그 실천방식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일반적으로 혼동되게 사용하고 있는 몇 가지 용어를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정리해 보았다. 

 

이슬람교와 회교

 

이슬람교를 흔히 마호메트교회교’(回敎), 또는 회회교’(回回敎)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뜻은 통하지만 틀린 표현이다 

 

대다수의 이슬람 신자들은 무함마드(마호메트)를 믿는 것이 아니라 알라’(Allah)를 믿기 때문에, 예수교나 기독교와는 달리 마호메트교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알라교라고 하지도 않는다. 회교회회교라는 말은 중국 서부지역에 살고 있는 위구르족, 즉 회회족이 믿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슬람(Islam)이라고 할 때는 종교와 문화를 다 포함하지만, 이슬람교라고 할 때는 종교적인 의미로만 사용된다. 

 

알라와 알라신

 

알라’(Allah)는 이슬람 신자들이 ’(God)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기독교인이 하나님을 하나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처럼, 이슬람 신자들은 자신의 신을 알라라고 부른다. 그래서 아랍어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알라로 번역하고 있다. 따라서 알라신이라는 표현은 마치 역전(驛前) 이 틀린 표현이듯이 신과 신을 두 번 사용한 일종의 중복표현이다. 

 

꾸란(코란)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알라를 하나님으로 번역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슬람학 박사인 최영길 교수(명지대 아랍지역학)가 번역한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1997, 파하드 국왕 꾸란 출판청)에서는 알라를 전부 하나님으로 번역해 기독교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교의 알라가 동일한 유일신이라는 혼동을 주기 위함으로 보이는데 기독교인은 이슬람 세력의 이 같은 전략에 미혹돼서는 안 된다. 

 

무함마드와 마호메트

 

이슬람교 창시자의 아랍어 발음은 무함마드(Muhammad). 우리나라에서는 마호메트(Mahomet)도 통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사전은 무함마드를 마호메트의 아랍어 이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마호메트는 중세 유럽인들이 무함마드를 잘못 부른데서 유래한 것으로 영어권에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 무함마드라는 표현이 일반적이며,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도 무함마드라는 발음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호메트라는 발음에는 이슬람 세계를 으로 보는 서구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시각이 반영됐다는 설도 있다. 프랑스의 필립 4세가 왕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템플 기사단을 탄압하기 위해 이들이 바포메트(Baphomet)라는 악마를 숭배했다는 혐의를 지우고 가혹하게 탄압했는데, 이 악마의 이름이 마호메트의 철자를 바꾼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악마를 뜻하는 스코틀랜드의 옛 말 마훈드(Mahound)도 마호메트에 어원을 뒀을 가능성이 있다. 

 

꾸란과 코란

 

이슬람의 경전을 아랍어로 꾸란(Qur’an)이라고 부른다. 코란(Koran)은 영어식 발음이다. 영어에서는 코란과 꾸란을 둘 다 사용한다. 우리말 사전에는 꾸란은 없고 코란 또는 쿠란이 등재되어 있지만,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는 공식적으로 꾸란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무슬림과 모슬렘

 

무슬림(Muslim)은 이슬람교 신자를 의미하는 아랍어이며, 모슬렘(Moslem)은 이것의 영어식 발음이다. 영어에서는 이슬람교도를 말할 때 모슬렘과 무슬림을 함께 사용하며, 때로는 무슬렘(Muslem)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슬림이라는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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